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범용 인공지능(AI) 모델에 이어 사이버보안 분야에 특화한 파운데이션 모델 육성에 나선다. 국내 AI 모델을 기반으로 보안 전문성을 강화하고 모델 생태계를 다변화한다는 취지다.
다만 범용 모델 육성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별도의 컴퓨팅 자원을 투입하는 만큼 특화 모델만의 성능과 효율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26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날 사이버보안 분야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특파모)' 사업 공모가 마감됐다. SK텔레콤(SKT)과 네이버클라우드가 각각 컨소시엄을 꾸려 사업에 지원했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평가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256장을 10개월간 지원한다. 국내 독자 AI 기술과 모델을 기반으로 사이버보안에 특화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국내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보안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SKT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에서 개발한 자체 모델을 기반으로 보안 특화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구체적인 기반모델과 개발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가 보안 특화 모델 개발에 나선 것은 범용 거대언어모델(LLM)만으로는 악성코드 분석과 위협 탐지 등 전문적인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안 데이터와 전문 지식을 학습시켜 국내 보안 산업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특화 모델 개발 방식에 따라 필요한 비용과 개발 난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방식은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대한 데이터와 시간, 비용 등이 필요하다"며 "B200 256장으로 10개월간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것은 기간이 다소 빠듯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현실적으로 완전히 처음부터 만드는 것보다 오픈웨이트나 오픈소스를 활용해 보안 특화 방향으로 조정하는 방식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특화 모델에 걸맞은 성능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최재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정석좌교수는 "특화 모델은 범용 모델에 비해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전문적인 지식도 가미돼야 한다"며 "실증에서도 더 높은 수준이 요구되는 데다 환각 없이 정확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화 모델의 개발 난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범용 모델과 분야별 전문 모델을 함께 육성하는 것이 국내 AI 생태계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소수 정예팀에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유사시 국가 전체의 AI 회복력을 높이는 데 적절한지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파운데이션 모델에서 서비스를 파생시키는 하향식 방식뿐 아니라 분야별 소형 전문 AI 모델을 육성하는 상향식 접근도 고려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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