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눈길을 끄는 재료가 등장하면 빠르게 달아오른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감염자 증가 소식에 제약·진단 관련주가 급등했고, 불과 며칠 전에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남북경제협력 관련주(남북경협주)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문제는 기대감에 치솟은 주가가 재료의 현실화 여부에 따라 급격히 되돌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실적이나 사업 내용보다 테마가 주가를 앞서가는 장세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코로나19부터 남북경협까지…어김없이 찾아온 테마주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지난 24일 전 거래일 대비 29.93% 오른 1만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신풍제약우도 29.98% 상승한 1만58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수젠텍(23.06%), 씨젠(5.41%), 그린생명과학(4.06%)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코로나19 감염자 증가 소식에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주에는 남북경협주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19일 인디에프는 전 거래일보다 29.85% 오른 311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고, 좋은사람들도 29.84% 상승한 557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강산 관광개발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 아난티도 18.89% 오른 53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코데즈컴바인과 제이에스티나도 각각 3.56%, 2.08% 상승했다.
당시 급등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가 재차 부각되면서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관련주로 번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이르면 올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추진하라고 재촉했으며 다음 아시아 방문 때 김 위원장과 대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회담 장소와 시점으로는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거론됐다.
다만 정상회담 가능성이라는 정치적 이벤트와 기업의 실적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실제 과거에도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에 관련주가 급등했다가 회담 무산이나 관계 악화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이번에도 전날 종가 기준 인디에프는 3070원, 좋은사람들은 466원, 아난티는 5090원, 코데즈컴바인은 3240원, 제이에스티나는 2100원으로 급등 당시보다 낮아졌다. 코로나19 관련주 역시 신풍제약 9230원, 신풍제약우 1만3670원, 수젠텍 4370원, 씨젠 3만1450원, 그린생명과학 2250원 등으로 대부분 상승분을 되돌렸다.
작은 종목일수록 수급에 민감…상폐 요건도 변수
특히 테마주 급등이 실적이나 사업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중소형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가격에 빠르게 반영되는 만큼 주가도 급격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특히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일수록 수급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의 눈길이 쏠려 있는 상장폐지 요건도 소형주 투자자들이 살펴야 할 변수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일부터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위해 상장유지 요건을 강화했다.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은 코스피가 기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코스닥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각각 상향됐다.
거래소는 지난 13일 주가·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한 기업 30곳을 관리종목으로 새롭게 지정하고 기존 6개 종목에는 지정 사유를 추가했다. 지난주 남북경협주로 급등했던 좋은사람들도 주가 1000원 미만 요건에 해당해 관리종목 지정 대상에 포함됐다.
테마에 편승한 단기 급등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동전주 기준을 벗어날 수는 있지만 주가 상승만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테마주 투자에서 살펴봐야 할 것은 '무슨 테마인가'가 아니라 '해당 테마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다. 재료는 주가를 움직이는 촉매가 될 수 있지만 주가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실적과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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