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세제 셈법] 반도체 웃고 AI DC 울상…배터리·車 등 업종별 '세제 효과' 따져보니

  • 생산량 비례 세액공제 도입…반도체·배터리 10년 장기 수혜 기대

  • AI 산업 핵심 'AIDC' 공제 제외…AI로봇 등 하드웨어 집중

  • '전기차' 대상 포함 무산…법인 친환경차는 혜택 확대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모습 [사진=삼성전자]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으로 '국내생산세액공제(한국판 IRA)' 전격 도입하지만 산업별 세제 효과의 온도차는 극명하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제조업은 손익 개선을 기대하는 반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완성차 업계는 대상 범위에 따라 실효성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세제 개편으로 가장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는 단연 반도체다. 기존 시설 투자나 연구개발(R&D) 단계에 그쳤던 조세 지원이 공장 가동 후 '제품 출하·판매 실적'에 비례해 법인세를 직접 감면하는 방식으로 대폭 확대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평택, 청주 등 주요 사업장에 수백조원을 투입하며 생산 인프라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내년부터 최소 10년 이상 장기적인 법인세 감면 혜택을 확보해 대규모 투자 부담을 덜고 실질적인 현금 유동성을 개선할 전망이다.

이차전지 산업 역시 실질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생산·판매량이 늘수록 세액공제 폭이 커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의 국내 공장 가동 부담을 낮출 수 있어서다. 충북 오창, 울산, 충남 천안과 서산 등 주요 생산 거점이 비수도권에 자리한 덕에 최대 1.5배의 우대 공제율도 적용받는다. 다만 직접환급 제도가 제외돼 적자 기업은 당장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는 한계가 남아 있다.

반면 AI 산업의 핵심 축인 AI 데이터센터(AIDC)는 이번 개편안의 감면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액공제 대상이 AI 로봇 부품 등 제조용 하드웨어에 집중되면서 천문학적인 전력·설비 비용이 소요되는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용은 공제 항목에서 배제됐다. 막대한 자본 투입에 비해 직접적인 혜택이 없어 정보기술(IT)·클라우드 기업들이 체감하는 세금 절감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완성차 업계는 세부 적용 항목별로 세제 효과의 파급력이 다소 복잡한 양상이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전기차 완제품'의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 포함이 무산되면서 완성차 차원의 직접적인 세제 지원이 크게 줄면서다. 다만 정부는 법인 업무용 승용차의 손금산입 한도를 내연기관차는 700만원으로 축소하고 전기·수소차는 1000만원까지 확대했다.

올해 세제개편안이 첨단·전략 산업 위주의 '핀셋' 지원으로 짜이면서 유통·물류, 일반 서비스업 등 내수 기반 산업군은 정책적 그늘에 놓였다. 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 항목에만 한정되면서 에너지 및 인건비 부담 경감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일반 산업계의 목소리는 대거 누락됐기 때문이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3일 "경제 안보와 친환경 전환을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품목의 국내 생산을 적극 지원하고 시중 자금이 산업 생태계의 생산적인 분야로 유입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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