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점 가른 전남 국립의대…'시유지·교원 확보계획' 제대로 검증했나

  • 순천대 대학병원 예정지는 시유지…목포대 "5만평 국유지 확보"

  • 경국대도 도청신도시 지자체 부지 활용…국립대 사용 권원 확보가 관건

  •  최종 1.30점 중 교원 확보계획서 1.17점 벌어져

  •  심사위원 8명 중 건축·시설 전문가는 확인 안돼…실현 가능성 검증 논란

국립목포대학교총장 송하철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20251231’에서 취업률 675로 전국 글로컬 31개 대학 중 톱5에 올랐다사진국립목포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 결과를 둘러싸고 양 대학이 제출한 부지와 대학병원 건립, 교원 확보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사진=국립목포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국립의과대학 신설 후보대학 선정 결과를 둘러싸고 양 대학이 제출한 부지와 대학병원 건립, 교원 확보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립순천대학교와 국립목포대학교를 가른 최종 점수는 불과 1.30점이다. 특히 전체 격차의 대부분인 1.17점이 '의대 교원 확보계획'에서 발생한 가운데 순천대가 의대와 대학병원 부지로 순천시 소유 시유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 확보된 기반과 향후 확보할 계획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평가 결과 순천대는 89.15점, 목포대는 87.85점을 받았다.

세부적으로 의대 신설 추진체계는 양 대학이 9.33점으로 같았다. 의대 교육시설 확보계획에서는 오히려 목포대가 18.57점으로 순천대 18.22점보다 0.35점 높았다.

교육병원 확보계획은 순천대 17.80점, 목포대 17.63점으로 차이가 0.17점에 그쳤다. 반면 교원 확보계획에서는 순천대 21.72점, 목포대 20.55점으로 1.17점이 벌어졌다.

최종 점수 차이가 1.30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교원 확보계획이 당락을 갈랐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교원 확보계획에서 상대적으로 큰 점수 차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국립목포대 측은 이 같은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목포대 측은 의대 인증기준에 필요한 교원 112명을 충족하는 계획과 함께 160명 규모의 의료인력 풀을 제시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순천대가 계획서에 제시한 교원 확보 규모가 실제 확보된 인원인지 향후 확보 목표인지, 전임과 겸임교원을 어떻게 구분했는지 등을 심사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검증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계획서에 많은 인원을 제시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점수를 준 것인지, 실제 임용 가능성과 분야별 구성, 확보 시기와 재원까지 검증한 결과인지를 전남연구원이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지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순천대가 의대와 대학병원 예정지로 제시한 곳은 순천시 소유 시유지다. 반면 목포대 측은 1일 기자회견에서 의대와 대학병원 건립을 위한 약 5만평 규모의 국유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대 의대와 대학병원은 국가가 설립·운영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지방자치단체가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계획과 실제 국가가 해당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권원을 확보한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립의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국립경국대 사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확인된다.

경북도가 지난달 20일 교육부에 제출한 국립경국대 의대 신설 추진계획서를 보면 2030학년도 개교를 목표로 경북도청신도시 내 13만362㎡의 '가용부지'에 의대를 조성하고 500병상 이상 교육병원을 건립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북도와 안동시, 예천군 등이 의대와 부속병원 부지 및 시설 건축비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가 공개한 계획서 역시 해당 토지를 현재 국립경국대가 확보한 국유지라고 표현하지 않고 '도청신도시 내 가용부지'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지자체 소유 부지를 활용한 국립대 의대·병원 건립계획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지자체의 부지 제공 계획과 실제 국립대가 사용할 수 있도록 소유권이나 사용 권원을 확보하는 것은 별개의 행정절차다. 국·공유재산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필요한 행정절차를 언제까지 완료할 것인지가 의대와 대학병원의 착공 및 개원 일정과 직접 연결된다.

때문에 순천대 심사에서도 시유지를 국립대 의대와 대학병원 부지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정절차와 소요기간, 사업 일정에 미칠 영향까지 검토했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대학병원은 부지만 있다고 곧바로 건립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

부지 확보와 기본계획, 설계, 각종 심의·인허가, 재원 확보, 발주와 시공, 의료장비 설치, 병원 개설 등의 절차가 뒤따른다.

경국대 역시 2030년 개교를 목표로 13만362㎡ 부지와 교원 112명, 500병상 이상 교육병원이라는 구체적인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결국 정부의 최종 판단에서도 계획서에 제시된 숫자뿐 아니라 실제 이행 가능성이 중요한 검증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전남 국립의대 심사위원 구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심사위원 8명은 의대 설립·의학교육 2명, 임상·기초의학 3명, 지역·필수·공공의료 및 보건의료정책 2명, 병원 운영·재정 타당성 1명으로 구성됐다.

공개된 전문분야만 놓고 보면 의대·대학병원 건축공정이나 대규모 시설사업, 국·공유재산 문제를 전문적으로 판단할 별도의 건축·시설 전문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평가항목에는 의대 교육시설 확보계획과 교육병원 확보계획이 포함됐다.

목포대측이 "건축 일정을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사 일정 역시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전남연구원은 지난달 26일 심사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절차에 착수했고, 양 대학을 대상으로 서류와 발표·질의응답 등을 토대로 평가를 진행했다. 심사위원 8명이 매긴 점수 중 최고·최저점을 제외한 6명의 평균으로 최종 점수를 산출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심사위원회가 28일부터 서울에서 서류심사와 발표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전남연구원이 심사위원 최종 확정 시점과 각 대학 계획서 제공 시각, 심사위원들의 실제 사전검토 시간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1.30점이라는 결과보다 그 점수가 만들어진 검증 과정에 있다.

이미 확보된 국유지와 행정절차를 거쳐 제공받을 시유지를 어떻게 비교했는지, 실제 확보 가능한 교원과 향후 확보계획을 어떻게 구분했는지, 의대와 대학병원의 건립 일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어떤 전문가가 검증했는지가 관건이다.

경국대 사례에서도 지자체 부지를 활용한 의대·교육병원 건립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시유지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부지의 법적 권원 확보와 후속 행정절차, 건립 일정의 현실성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검증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최종 1.30점 가운데 1.17점이 교원 확보계획에서 벌어졌다면 전남연구원은 그 차이를 만든 객관적인 판단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

36년간 이어진 전남 국립의대 숙원의 향방을 1.30점이 갈랐다. 결과에 대한 논란을 해소하려면 '누가 더 많은 계획을 제시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실제 실행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는지 어떻게 검증했느냐'에 대한 답부터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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