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의원, 근로감독관 징계 5년간 77건…수사지휘 폐지 앞두고 통제장치 시급

  • 금품·향응수수 15건, 직무태만·부실처리 21건…전체 징계의 46.8% 차지 10월 2일 형사소송법 개정 시행…검사 수사지휘 '지도·조언' 전환에 외부 견제 약화 우려

이철규 국회의원국민의힘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사진이동원 기자
이철규 국회의원(국민의힘,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사진=이동원 기자]

오는 10월 2일부터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근로감독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가 폐지되고 ‘지도·조언’ 방식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최근 5년여간 근로감독관의 금품·향응수수와 직무태만, 부실한 사건 처리 등 각종 비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제도 변화에 걸맞은 별도의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근로감독관의 징계 사유 가운데 사건 처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직무태만·부실처리와 청렴의무 위반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면서, 수사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징계처분일을 기준으로 근로감독관에게 내려진 징계는 모두 7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4건에서 2022년 11건으로 늘어난 뒤 2023년 19건까지 증가했다. 이후 2024년 15건, 2025년 16건이었으며, 올해도 8월까지 12건의 징계가 확정됐다. 매년 꾸준히 징계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징계 사유를 보면 직무태만 및 부실처리가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하거나 문서를 위조하는 등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문제로 징계를 받은 사례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어 음주운전 및 음주측정 거부가 17건, 향응·금품수수 등 청렴의무 위반이 15건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성매매 등 성비위도 12건이었으며, 갑질과 사업장 내 부적절한 발언, 협박 등 권한남용 및 기타 비위 역시 12건에 달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사건 처리와 청렴성에 직결되는 직무태만·부실처리와 향응·금품수수 사례다. 두 유형을 합치면 36건으로 전체 77건의 46.8%를 차지한다. 근로자의 권익 보호와 사업장의 법 준수를 감독하고 위법 행위에 대한 수사까지 담당하는 근로감독관의 업무 특성을 고려하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치다.
 
실제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사례도 확인됐다. 근로감독관 A씨는 직무관련자 3명으로부터 모두 네 차례에 걸쳐 금품과 향응을 받고, 직무관련자와 사적으로 두 차례 접촉한 사실이 적발됐다. A씨는 결국 올해 5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금품·향응수수 비위는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2023년 이후 관련 징계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 가운데 올해는 8월까지 모두 6건이 확정됐다. 근로감독관이 사업주나 기업을 상대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사건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청렴성과 이해충돌 방지는 수사기관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다.
 
문제는 오는 10월 2일부터 수사 체계에 변화가 생긴다는 점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근로감독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가 폐지되고, 검사는 수사 과정에서 ‘지도·조언’을 하는 방식으로 역할이 바뀐다. 이에 따라 근로감독관의 수사 자율성이 확대되는 반면, 수사 과정과 사건 종결에 대한 외부의 직접적인 견제는 상대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직무태만이나 부실처리 사례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수사 방향과 사건 처리에 대한 독자적인 판단 권한이 확대될 경우 수사의 품질과 공정성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해진다. 수사 대상인 기업이나 사업주가 사건 처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로비나 회유를 시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도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근로감독관은 임금체불과 부당노동행위, 산업재해, 근로조건 위반 등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법 위반 행위를 조사하는 역할을 한다. 노동 현장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재량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수사권 확대와 함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장치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철규 의원은 “근로감독관에게 사실상의 독립적 수사권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향응·금품수수와 직무태만·부실처리 등 중대 비위가 이어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라며 “검사의 수사지휘가 ‘지도·조언’ 방식으로 전환돼 외부 견제가 약화되는 만큼, 비위 행위자에 대한 일벌백계는 물론 수사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통제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자료는 근로감독관의 수사 권한 확대가 현장 노동행정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내부 감찰과 사건 처리의 투명성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권한이 커질수록 그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 대한 감시와 책임 역시 강화돼야 한다는 원칙이 요구되는 이유다.
 
한편, 개정 형사소송법은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만큼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관의 독립적인 수사 역량 강화와 함께 비위 예방 및 사건 처리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통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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