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신사업과 수익으로 연결하는 체계는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AI 활용 고도화에 비해 사업화와 성과 관리 체계 구축은 상대적으로 더딘 가운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가 기업 시스템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실제 사업 적용과 운영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WS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오피스에서 ‘2026년 한국의 AI 잠재력 발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기업의 AI 활용 현황과 차세대 AI가 가져올 변화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트랜드 파트너스가 국내 기업 리더 1000명과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닉 본스토우 스트랜드 파트너스 파트너는 “한국에서 AI 도입은 이제 대세가 됐다”며 “다음 과제는 빠르게 늘어난 도입을 경제 전반의 실질적인 전환으로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AI 활용률은 지난해 48%에서 올해 58%로 10%포인트 상승해 지난 1년간 약 62만 4000개 기업이 새롭게 AI를 도입한 것으로 추산됐다. AI 활용 수준도 높아져 가장 고도화된 단계에 진입한 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11%에서 26%로 두 배 이상 늘었다.
AI 활용 고도화는 스타트업(35%)과 중소기업(25%)이 주도한 반면 대기업(9%)의 전사 확산은 상대적으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반 신제품·서비스를 출시한 기업도 18%에 그쳐, AI 활용 고도화와 실제 사업화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화에 필요한 전략과 성과 측정 체계도 과제로 꼽혔다. 공식적인 AI 전략을 갖춘 기업은 27%에 그쳤고, 47%는 AI 투자수익률(ROI)을 신뢰성 있게 측정할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AI 활용 수준은 빠르게 높아졌지만 이를 신사업으로 확장하고 성과를 검증하는 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WS는 차세대 AI 확산을 앞두고 인력과 데이터 부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본스토우 파트너는 “다음 AI의 파도는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오고 있다”며 기업의 도입 의지보다 사람과 데이터가 주요 제약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오순영 AWS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는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업무와 거래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에이전트 경제’로 설명했다. 기존 생성형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문서를 만드는 데 주로 활용된 것과 달리, 에이전트는 목표를 받아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활용해 실제 업무까지 처리하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오 수석은 “AI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경제주체가 된다”고 말했다. AI가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에서 목적과 예산을 바탕으로 직접 판단하고 거래하는 주체로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이전트 시대에는 AI의 경제성을 따지는 기준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AWS는 추론비와 데이터·API 이용료, 실패·재시도, 사람의 검수와 보안·감사 비용 등을 모두 반영한 ‘완수된 성과당 비용’을 기준으로 사업성을 따져야 한다고 봤다.
알리안츠 테크놀로지는 보험금 청구 업무를 7개 전문 에이전트로 나눠 처리해 기존 100일가량 걸리던 처리 시간을 20일로 단축했다. 멀티 에이전트 기반 업무 자동화가 실제 운영 효율로 이어진 사례로 꼽혔다.
에이전트 활용 확대에 따라 기업의 통제 체계 구축도 과제로 꼽혔다. AWS는 에이전트에 맡길 업무 범위와 의사결정 권한,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를 사전에 정해야 한다고 봤다. 오 수석은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원칙으로 ‘목적·권한·책임’을 제시하며 “기술의 속도보다 방향의 선명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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