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자퇴생의 평균 성적은 중하위권에 머물렀으며,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주요 대학들이 정시 모집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내신)를 대거 반영해 '내신 리셋'을 노린 자퇴 전략은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일반고 1학년 자퇴생이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5등급제 도입 훨씬 이전부터 이어져 온 흐름일 뿐 5등급제 시행 첫해의 특별한 이탈 현상으로 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자퇴 사유 역시 기존과 마찬가지로 친구 관계, 정서적 어려움, 유학, 건강 문제 등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등급을 받던 상위권 학생들이 등급 리셋을 위해 대거 학교를 떠난다'는 서사는 통계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2025학년도 자퇴생의 평균 성적을 기존 9등급 체계로 환산하면 6.7등급으로 명백한 중하위권에 해당하며, 이는 직전 두 해의 자퇴생 평균(6.2~6.3등급)보다 오히려 더 낮아진 수치다.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자퇴 비중이 커진 것이다.
등급 수가 5개로 줄어 변별력이 사라졌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5등급제 체제에서도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는 학생은 극소수다. 1학기 기준 1.76%였던 전 과목 1등급 비율은 2학기까지 누적할 경우 1.08%로 뚝 떨어진다. 학기가 지날수록 '올 1등급'을 지키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게다가 5등급제는 기존 9등급제보다 석차등급을 매기는 과목 수 자체가 훨씬 많아졌다. 평가 대상 과목이 늘어난 상황에서 3년 내내 전 과목 1등급을 유지하는 인원은 의과대학 모집 정원보다도 적을 것으로 추산돼 최상위권의 변별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무엇보다 수능에 올인하기 위한 자퇴 전략은 2028학년도 대입부터 뼈아픈 실책이 될 수 있다. 수능 성적만으로 뽑던 전형이 줄어들고, 정시 안에서도 학생부 비중을 새로 도입하거나 키우는 주요 대학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8학년도 주요 6개 대학 정시 모집 전형 계획안을 살펴보면, 서울대는 일반전형 2단계에서 수능 60%에 교과역량평가를 40%나 반영한다. 교과학습발달상황은 물론 학교폭력 조치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출결상황 등을 다면적으로 평가한다. 고려대 역시 교과우수전형에서 수능 80%에 학생부교과 성적을 20% 반영해 합격자를 가린다.
연세대는 일반전형에서 수능 90%와 서류(교과학습발달상황 및 출결 등 정성평가) 10%를 합산하며, 한양대 일반전형도 수능 90%에 학생부종합평가(교육과정 충실 이수 및 성취도 종합평가) 10%를 반영한다. 서강대는 지역균형전형에서 수능 80%와 학생부교과 10%, 출결 10%를 반영해 선발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학들이 성적 하나만으로 학생을 줄 세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성실성이나 학교생활 태도까지 함께 보는 쪽으로 전형을 설계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5등급제라는 이유로 자퇴를 결정하기보다는 목표하는 대학이 정시에서 학생부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확인하고 3년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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