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6] '오스카 직행' 위상 높인 부국제…장예모·비간·정주리 경쟁부문 심사단 출격

부산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들 사진연합뉴스
부산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들 [사진=연합뉴스]
(=부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 공인 경쟁 장편영화제로 격상되며 새로운 도약을 알린 가운데 영화제의 핵심으로 떠오른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이 아시아 영화의 미래와 창작의 본질에 대한 심도 깊은 메시지를 전했다.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심사위원장을 맡은 거장 장예모(장이머우) 감독을 필두로 비간 감독, 이시카와 케이 감독, 정주리 감독, 배우 최희서,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쩐 티 빅 응옥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십수 년 만에 부산을 다시 찾은 장예모 심사위원장은 "부국제는 아시아에서 이미 중요한 영화제이며 그 국제적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세계가 아시아 영화의 약진을 주목하는 만큼, 부산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영화제가 발전해 세계가 우리 영화의 우수성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사위원으로 합류한 국내외 영화인들 역시 벅찬 소회를 전했다. 정주리 감독은 "부국제는 아시아 영화를 세계에 소개하고 인재를 발굴하는 데 독보적인 역할을 해왔다. 해외 어딜 가나 가장 먼저 언급되는 세계적인 영화제"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광야시대'로 경쟁 부문에 참여했던 비간 감독은 "올해는 심사위원으로 오게 돼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말했고, 과거 폐막작으로 부산을 찾았던 이시카와 케이 감독은 "이번에는 영화제에 오래 머물며 축제를 즐길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배우 최희서는 "거장 심사위원들의 성함을 보고 큰 배움을 얻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며 좋은 심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심사위원장 맡은 장예모장이머우 감독 사진연합뉴스
심사위원장 맡은 장예모(장이머우) 감독 [사진=연합뉴스]

심사위원들은 수많은 출품작 가운데 '좋은 영화'를 가려내는 저마다의 명확한 철학을 밝혔다.

비간 감독은 "나쁜 영화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만, 좋은 영화는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렵다. 경험을 넘어서는 '도전'이 되는 영화에 주목하려 한다"며 "대담하게 장벽을 돌파하고 거리낌 없이 표현하면서도, 사람과 사람의 정서를 연결해 주는 영화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최희서는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철학을 인용해 자신의 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좋은 영화는 관객이 극장을 나설 때부터 시작된다. 미학적, 기술적으로 훌륭한 영화도 많지만 가슴에 점을 찍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영화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계 안팎에서 불거진 '역사적 진실과 창작물의 관계' 및 이로 인한 논란에 대해서도 묵직한 소신 발언이 이어졌다.

장예모 감독은 "창작은 사실에 기반하기도 하지만, 삶에 기반하되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며 "역사적 사실 자체도 진실 여부에 대한 논쟁이 늘 존재한다. 역사가 예술의 형식을 빌려 다가올 때 관객이 느끼는 바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으며, 동의하지 못하는 의견이 나오는 것 자체가 영화의 매력"이라고 짚었다.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다음 소희' 등)를 연출해 온 정주리 감독은 창작자로서 느끼는 위축감과 책임감을 동시에 고백했다.

정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허구의 이야기와 인물이라는 점이 흔들린 적은 없지만, 창작물로 인해 누군가 상처받을 수 있고 그 비판이 표출되는 상황을 보며 솔직히 위축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어디서 길어 올려진 이야기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자신이 구축한 세계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비판과 공감 등 다양한 의견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작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부산영화제 심사위원 맡은 비간 사진연합뉴스
부산영화제 심사위원 맡은 비간 [사진=연합뉴스]

올해 영화제는 FIAPF 공인 경쟁 장편영화제로 거듭나며 최고상 수상작에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이 주어지는 등 권위를 대폭 강화했다.

비간 감독은 "경쟁 부문에서 1, 2등을 가리는 것 자체보다, 경쟁이라는 형식을 통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형성하고 컨텍스트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이번 신설의 의의를 높이 평가했다.

쩐 티 빅 응옥 프로듀서 역시 "부국제의 '뉴 커런츠' 섹션이 오랜 기간 아시아의 신진 재능을 발굴해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듯 새로운 경쟁 부문의 신설은 아시아 영화의 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수상작이 오스카로 직행하게 된 만큼 아시아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더 큰 교두보가 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 전역에서 진행되는 올해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9편을 포함해 59개국 총 316편의 다채로운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개막작으로는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 상영됐으며, 폐막작으로는 미국 아카데미 출품 자격이 주어지는 '부산 어워드-대상' 수상작 등 주요 부문 수상작이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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