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제조업 대출 잔액은 221조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보다 10.9%(21조7013억원) 증가한 규모다. 이 기간 5대 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잔액 증가액의 40%가 제조업에서 나온 셈이다.
반면 기업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같은 기간 3.3%(7조2113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 223조1925억원을 기록했다. 제조업 대출이 부동산·임대업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두 업종 간 대출 규모 차이도 2024년 말 16조1525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6625억원으로 급격히 축소됐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와 맞닿아 있다.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가던 금융자금을 기업의 생산·투자 활동으로 유도하면서 은행권에서도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 부문에 대한 자금 공급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부동산·임대업을 비롯해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서비스 업종은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큰 상황이다. 최근 대출 증가세에서도 우량기업 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25조9494억원으로 지난 6월 말 325조4948억원과 비교해 0.1%(4546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대기업대출은 11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기업대출의 자금 공급이 제조업 등 산업 부문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경우, 자영업자들이 많이 종사하는 업종의 자금조달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25.5%는 전년 추석 대비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과정에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대출한도 부족(40.5%), 높은 대출금리(37.9%), 담보 요구 강화(30.7%) 등이 꼽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이 전략산업·우량기업 대출에 집중하면 자영업자의 자금조달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비제조업을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말고, 현금흐름과 상환능력을 기준으로 심사하면서 소상공인 운전자금·보증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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