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km 가스관 건설 부담…멕시코만보다 투자비 두 배 이상
1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 길이의 가스관으로 남부 니키스키까지 운송한 뒤 액화해 수출하는 사업이다. 연간 LNG 생산능력은 2000만t으로 계획돼 있다.
문제는 막대한 건설비다. 사업자인 글렌파른은 지난 6월 알래스카주 의회에 전체 사업비를 445억~545억 달러로 추산해 제시했다. 가스관 건설에만 132억~169억 달러가 필요하고 LNG 액화시설에는 236억~284억 달러, 북부 가스처리시설에는 77억~92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연간 LNG 생산능력 100만t당 투자비로 환산하면 약 22억~27억 달러로 북미 지역의 주요 LNG 사업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 멕시코만 LNG 프로젝트의 생산능력 100만t당 투자비는 평균 10억 달러 이하다. 알래스카 LNG의 단위 생산능력당 건설비가 두 배 이상 높은 셈이다.
멕시코만 LNG 사업들은 기존 미국 내 가스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지만 알래스카는 가스관과 처리시설 등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 극지 환경에 따른 시공 부담과 공사 지연 가능성도 건설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알래스카 LNG 측은 운송비 절감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글렌파른은 알래스카에서 아시아로 LNG를 운송할 경우 미국 멕시코만보다 운송비가 최소 65% 저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동전쟁으로 주요 해상 수송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도 이러한 전략적 가치는 인정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중동전쟁을 거치면서 알래스카 LNG에 전략적인 새로운 가치가 생긴 부분이 있다"며 "알래스카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LNG를 우리가 가져올 수 있다면 전략적인 가치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NG캐나다는 증설 확정…100만t당 투자비 최대 9억 달러 차이
알래스카 LNG는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꼽히는 LNG캐나다보다도 생산능력당 투자비가 높은 수준이다. LNG캐나다는 캐나다 서부 내륙의 천연가스 시장에서 원료가스를 조달한 뒤 서부 해안 키티맷의 액화기지에서 LNG로 가공해 수출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6월 첫 LNG 수출을 시작해 연간 1400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셸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중국 페트로차이나, 일본 미쓰비시, 한국가스공사 등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가스공사의 지분율은 5%다.
특히 LNG캐나다는 1단계 사업을 바탕으로 지난달 28일 2단계 증설 사업의 최종투자결정(FID)까지 마쳤다. 기존 생산시설에 액화설비 2기를 추가해 생산능력을 연간 2800만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증설이 마무리 될 경우 알래스카 LNG보다 생산능력이 40% 많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비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LNG캐나다 1단계에는 약 400억~479억 캐나다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2단계 증설 사업비는 약 330억 캐나다달러로 추산된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1·2단계 총투자비는 730억~809억 캐나다달러다.
이를 미국달러로 환산하면 약 512억~567억 달러로, 연간 생산능력 100만t당 투자비는 약 18억~20억 달러 수준이다. 사업비 산정 범위가 달라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생산능력당 투자비는 알래스카 LNG보다 낮은 수준이다. LNG캐나다가 기존 670㎞ 길이의 가스관을 활용해 수송능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증설을 추진한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반면 알래스카 LNG는 아직 최종투자결정에 도달하지 못했다. 글렌파른은 연간 생산능력 2000만t 가운데 1600만t을 장기 판매계약으로 확보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현재 약 1300만t 규모의 구매 관련 약정을 확보했지만 상당수는 예비합의 단계다. 결국 실제 구매자들이 높은 건설비를 반영한 LNG 가격을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한국 정부가 강조하는 '상업적 합리성' 역시 이 같은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LNG가 아시아까지의 짧은 운송거리라는 이점을 갖고 있지만 같은 장점을 지닌 LNG캐나다 등과 경쟁해야 한다. 이에 높은 건설비를 상쇄할 수 있는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투자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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