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데이터센터 M&A, 환경실사만으로 충분한가

 
1
[환경∙에너지 분야 전문 컨설팅 기업, 주식회사 엘프스 부사장 주완호] 
 

AI 확산과 함께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투자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모펀드와 인프라펀드 등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자들도 데이터센터를 주요 투자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인 부동산이나 산업시설과는 성격이 다르다. 건물과 토지를 확보했다고 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운영되고 증설되기 위해서는 전력과 냉각, 각종 설비와 인허가 등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 M&A에서는 자산의 외형만큼이나 그 안에 어떤 환경책임과 운영 리스크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환경실사의 목적은 일반 사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토양과 지하수 오염, 유류저장시설, 유해물질과 폐기물 관리, 환경 관련 인허가 및 법규 위반 여부, 과거 환경오염으로 인한 잠재적 책임 등을 확인해야 한다.

다만 데이터센터에서는 환경실사를 수행하는 방식에 조금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의 환경리스크는 주요 설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상발전기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발전기 연료탱크의 종류와 설치연도, 철거이력, 연료 하역 지점, 매설배관, 누출감지 및 방유시설, 과거 사고기록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비상시에만 사용하는 설비’라는 이유만으로 누출이나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변압기와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변압기가 유입식인지 건식인지, 배터리가 납축전지인지 리튬이온인지에 따라 환경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이 달라진다. 오래된 유입식 변압기라면 절연유 관련 정보와 관리기록을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변압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오염물질에 의한 오염을 추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설비의 사양과 이력에 따라 위험을 판단해야 한다.

냉각설비 역시 데이터센터 환경실사에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대상이다. 냉각탑이나 폐회로 냉각을 사용하는지, 직접수랭이나 액침냉각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사용하는 물질과 관리방식이 달라진다. 사용되는 약품이나 냉각유체의 성분, 보관 및 누출이력, 배수 연결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홀은 임차공간이고 발전기나 연료탱크, 변전설비는 공용구역에 설치돼 있는 경우도 있어 조사대상 부지와 각 설비의 관리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전력이나 냉각능력, 향후 증설 가능성까지 환경실사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일까. 그렇지는 않다. 전력공급능력이나 계통연계, 냉각설비의 처리능력, 추가 설비투자 규모와 같은 사항은 기본적으로 기술실사(Technical Due Diligence)의 영역이다. 데이터센터가 계획한 규모만큼 실제로 운영될 수 있는지, 향후 AI 워크로드를 수용할 수 있는지, 증설에 필요한 추가 투자가 어느 정도인지 등을 기술적으로 검증하는 별도의 실사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환경실사와 기술실사를 하나의 실사로 혼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확인된 결과를 M&A의 관점에서 연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경실사에서 발전기 연료탱크의 관리기록이 미흡하거나 과거 누출 이력이 발견됐다면 잠재적인 환경책임과 추가 조사 필요성을 판단해야 한다. 동시에 기술실사에서는 해당 발전설비의 실제 용량과 운영상태, 향후 교체나 보수에 필요한 비용 등을 검토할 수 있다. 같은 설비를 보더라도 실사의 목적에 따라 확인해야 할 내용이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M&A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끝나지 않는다. 발견된 문제가 거래에 어떤 경제적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판단해야 한다. 환경오염 가능성이 있다면 정화비용과 책임범위를 검토하고, 추가 설비투자가 필요하다면 CAPEX(설비투자비용)와 사업 일정에 미치는 영향을 산정해야 한다. 전력이나 냉각능력 부족으로 증설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면 예상 매출과 수익성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거래조건으로 연결돼야 한다. 추가실사가 필요한지, 가격조정이 필요한지, 특정 인허가나 계약 체결을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으로 설정할지, 진술·보장이나 손해배상 등 계약상 보호장치를 마련할지 판단해야 한다. 실사 결과가 기술보고서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딜 디시전(Deal Decision)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데이터센터의 가치는 건물과 토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환경책임이 관리되고, 필요한 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계획한 전력과 냉각능력을 확보해 실제 사업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투자자산으로서 가치가 생긴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M&A에서는 환경실사와 기술실사를 서로 다른 영역으로 구분하되, 그 결과를 하나의 투자판단으로 연결해서 볼 필요가 있다.

결국 데이터센터 M&A에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는가’가 아니다. 환경책임은 관리 가능한 수준인지, 그리고 해당 자산이 계획한 조건대로 실제 운영되고 미래의 사업계획까지 실행될 수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환경실사는 숨겨진 환경책임을 찾고, 기술실사는 자산의 운영과 확장 가능성을 검증한다. 그리고 두 실사의 결과를 기업가치와 거래조건으로 연결할 때, 비로소 데이터센터 M&A 실사는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위한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