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환은행의 장기차입과 500억원 이하 원화증권 발행에 적용하는 사전신고를 사후보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국적 기업의 자금통합관리에 원화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계 증권사 국내지점의 해외 차입도 허용해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재정경제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19일 발표한 원화국제화 로드맵의 후속 조치로, 원화를 해외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통화로 전환하기 위한 외환규제 완화 방안을 구체화했다.
개정안에 따라 외국환은행의 외화 장기차입 절차를 간소화한다. 현재 5000만 달러를 초과하는 장기차입은 재경부에 사전신고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1억 달러를 초과할 때 2영업일 이내에 사후보고하도록 한다. 그 외에는 사전신고를 면제한다.
은행이 비거주자로부터 원화를 빌릴 때 적용하는 규제가 완화된다. 현재는 일반 개인·기업과 같이 연간 10억원을 초과하면 재경부에, 그 이하는 은행에 사전신고해야 한다. 개정안은 500억원을 초과하는 장기차입만 재경부에 사후보고하도록 하고, 그 외에는 사전신고를 면제한다. 은행에 이미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선물환포지션 제도, 외환건전성부담금 등 건전성 관리 제도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원화증권 발행 절차도 바뀐다. 지금은 발행 금액과 관계없이 재경부 사전신고가 필요하지만, 개정안은 500억원 이하 발행을 사후보고로 전환한다.
원화자금 차입·대출의 신고 기준 금액을 상향한다. 거주자가 비거주자로부터 원화를 빌릴 때 재경부에 사전신고해야 하는 기준을 연간 10억원 초과에서 500억원 초과까지 높이기로 했다.
은행이 비거주자에게 원화를 빌려줄 때 한국은행에 사전신고해야 하는 기준은 300억원 초과에서 500억원 초과로 높인다.
다국적 기업들이 사전에 신고한 범위에서 잉여·부족 자금을 빌려주고 빌리는 자금통합관리(Cash Pooling) 제도에 원화를 추가한다. 현재 외화만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외화와 원화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꾸고 최대 한도는 원화를 포함해 5000만 달러에서 1억 달러로 두 배 늘린다.
외국계 증권사 국내지점의 자금 조달 경로를 확대한다. 그동안 제한됐던 비거주자로부터의 외화·원화 차입을 국내법인과 같은 수준으로 허용해 증권 결제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권투자 등을 위해 보유한 원화를 단기 금융상품에 운용할 수 있도록 투자전용계정 제도도 보완하기로 했다.
재경부는 이번 개정이 원화자금 활용도를 높이고 환리스크 부담을 줄이는 등 외환거래 편의를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규제 완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관계기관과 함께 점검하고 리스크 관리도 병행할 방침이다.
한편 재경부는 이날 오전 국제금융국장 주재로 한국은행과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개정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개정안은 오는 26일까지 행정예고를 거쳐 확정한 뒤 연내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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