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CEO "AI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이 경쟁력 좌우"…통합 열관리로 승부

류재철 LG전자 CEO 사진연합뉴스
류재철 LG전자 CEO [사진=연합뉴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냉각 기술을 미래 인프라 경쟁력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LG전자는 기존 냉난방·공조 기술을 바탕으로 냉각 장비 공급을 넘어 데이터센터의 열을 관리하고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일 LG전자에 따르면 류 CE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의 '포브스 테크놀로지 카운슬'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AI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중 서버 등 정보기술(IT) 장비가 사용하는 전력의 비중을 보여주는 전력사용효율(PUE)이 주요 지표로 활용됐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에서는 냉각에 쓰는 전력을 줄여 실제 연산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 CEO는 "효율성은 가용 전력 가운데 얼마나 많은 전력을 AI 연산에 투입할 수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물 부족과 전력·환경 규제 등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의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 냉각에 필요한 전력과 물을 줄이면서도 서버의 열을 안정적으로 식힐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LG전자가 제시한 대안 중 하나는 냉매를 활용한 냉각 기술인 '프리쿨링'이다. 외부 공기가 충분히 차가울 때 그 조건을 활용해 서버의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냉각 장치의 압축기를 적게 가동하거나 가동하지 않아도 돼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냉매를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이러한 효과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의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냉매 기반 프리쿨링은 물을 이용하는 방식의 프리쿨링과 비교해 연간 에너지 소비를 약 30% 줄일 수 있다. 냉각 과정에서 배관이나 설비가 어는 위험을 줄이고, 동결 방지를 위해 부동액인 글리콜의 농도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로, 실제 절감 효과는 데이터센터의 기후와 설비 구성, 운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버리지 않고 다시 활용하는 기술도 추진하고 있다. 서버를 식히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그대로 외부로 내보내는 대신, 히트펌프 등으로 회수해 난방이나 온수 공급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폐열 회수용 히트펌프와 하이브리드 흡수식 냉동기 등을 활용해 이 같은 열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냉각 과정에서 버려지던 에너지를 다시 활용해 전체 에너지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냉각 장비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통합 운영하는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물을 차갑게 만드는 냉동기, 냉각수를 서버 쪽으로 보내는 냉각수 분배장치(CDU), 뜨거워진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팬월 유닛(FWU) 등 다양한 설비가 들어간다. 이 장비들이 각자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버의 작업량과 온도 변화에 맞춰 함께 움직여야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냉동기와 CDU, FWU, 히트펌프,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열관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가 밀집해 많은 열이 발생하는 데이터센터에 대응하기 위해 액체냉각 기술과 대형 냉각 설비, 통합 에너지 관리 기술을 결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류 CEO는 전력과 물, 공간 등 인프라 자원의 제약이 커지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가 보유한 자원으로 얼마나 높은 연산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냉각 기술은 냉방에 필요한 전력을 줄이는 동시에 AI 연산에 투입할 수 있는 전력을 늘리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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