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산업재해가 발생한 뒤 책임자를 형사처벌하는 방식보다 사고 전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국회 입법이 갑갑하다”며 조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45회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를 보고받은 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결과가 발생했을 때 엄정하게 처벌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보다는 안전조치를 미리 하지 않은 경우 제재를 세게 해야 한다”며 “실무자가 형사처벌을 받는 게 아니라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이익을 보는 귀속 주체, 즉 기업이 그 이상의 경제적 부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전조치를 소홀히 해 절감하는 비용보다 법 위반에 따라 기업이 부담할 경제적 손실을 더 크게 만들어 산업재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관련 입법 상황도 직접 확인했다. 이 대통령이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자고 지난해부터 얘기했는데 어떻게 됐느냐”고 묻자 김 장관은 “아직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아직 안 됐느냐. 제가 작년부터 얘기했는데”라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이어 “말만 많고 입법은 완료되지 못했다는 것이냐”며 “안전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매출의 일정 비율이나 정액으로 몇억, 몇십억원 부과하기로 하지 않았느냐. 그걸 해야 현장에서 신경을 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도 하나의 브랜드”라며 “좀 더 챙겨봐 달라. 국회 입법도 갑갑하긴 하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빨리해 달라고 가서 빌어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열심히 빌고 있다. 더 빌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에도 산재 보상 처리 기간 단축과 중대재해 조사 결과 공개 등을 위한 입법이 늦어지자 “이래서 일을 어떻게 하느냐”며 김 장관에게 국회를 더 설득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한편 김 장관은 올해 1∼9월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가 366명, 사고 건수는 342건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사망자는 91명(19.9%), 사고 건수는 98건(22.3%) 감소했다. 사망자 수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3분기 누적 기준 가장 적었다.
다만 업종별로는 건설업과 기타 업종의 사망자가 줄어든 것과 달리 제조업 사망자는 1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명 증가했다. 대형 화재·폭발 사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통령은 사고사망자 감소에 대해 “직을 걸고 산재를 줄여보겠다고 했는데 거의 1년이 됐다. 큰 성과를 낸 것”이라며 “획기적인 성과다. 현장에서 애쓴 근로감독관을 포함해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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