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급 회사채 두 달 가까 '0건'…비우량채 시장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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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사실상 끊겼다. 지난 8월 말 이후 두 달 가까이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신용등급이 확인되는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은 한 건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발행은 지난 8월 27일 이랜드월드(BBB0)의 200억원 규모 회사채다.

하반기 들어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 규모도 빠르게 줄었다. BBB급 이하 회사채 발행액은 1분기 2120억원에서 2분기 1800억원, 3분기 600억원으로 감소했다. 3분기 발행액은 전 분기 대비 66.7%, 지난해 같은 기간(1770억원) 대비 66.1% 급감했다.
 
반면 우량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고려아연(AA0)이 3000억원, SK(AA+)가 2500억원, 현대트랜시스(AA-)가 2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달 20일까지 신용등급이 확인된 회사채 발행액 8950억원 가운데 AA급 비중은 83.8%에 달했다.
 
비우량채 시장의 위축에는 지난 6월 발생한 중앙그룹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JTBC가 206억원 규모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주요 계열사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 수요도 크게 줄었다. 올해 8월 21일까지 BBB급 이하 공모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업은 10곳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에 나선 기업들도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7월 한진(BBB+)은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일부 물량이 미매각됐으며 8월에는 이랜드월드(BBB0)가 200억원 모집에 나섰으나 20억원이 미매각됐다.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비우량 기업들은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비우량 기업들의 차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크레딧 시장에 대해 "고금리 피로감과 연말 경계심으로 완만한 수준의 약세가 예상된다"며 "높아진 금리로 우량물 캐리 수요 쏠림이 나타나고 하위등급은 금리 경계심에 수요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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