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고위 인사와 금융기관장 등 대외 활동이 잦은 이들에게 프로필 사진은 대외적으로 자신을 대표하는 공식 이미지다. 서울 도심 롯데호텔 2층에 자리한 '스튜디오 상(象)'은 이처럼 격식 있는 인물 사진이 필요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예약제 사진관이다. 롯데그룹 계열사 한국후지필름이 직접 운영하며 촬영 목적에 맞춰 조명과 표정·자세 등을 조율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21일 한국후지필름에 따르면 스튜디오 상은 2024년 11월 서울 중구 더 그랜드롯데 서울(옛 롯데호텔 서울) 2층에 문을 열었다. 을지로와 소공동 일대는 정부·기업·금융권 주요 행사가 자주 열리는 지역이다. 호텔 내부에 자리하고 있어 공식 행사나 컨퍼런스 전후에 별도 이동 없이 프로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입지다.
스튜디오 측은 주요 고객으로 정관계 주요 인사와 금융기관장, 기업 경영진, 미술관장 등을 꼽았다. 대부분 비서를 통해 사전 예약을 진행하며 공식 프로필이나 언론 인터뷰에 사용할 사진을 촬영한다. 한국후지필름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나 금융권 수장 등 주요 인사들의 방문이 입소문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촬영 편의성과 보안, 결과물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한국후지필름이 60년간 축적한 사진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한 고급 인물 촬영 전문 공간이다. 광고 사진가 김민관 작가의 자문을 받아 촬영 공간과 조명 시스템을 설계했다. 호텔 내부 천장 구조까지 조정해 충분한 층고를 확보한 것도 다양한 조명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인 증명사진 촬영과 달리 인물의 직업과 사진 용도에 따라 조명을 다르게 설정한다. 강인하고 권위 있는 인상을 표현할 때는 측면 조명으로 얼굴 윤곽과 명암을 강조한다. 반면 자연스럽고 편안한 이미지를 원할 때는 빛을 고르게 분산시킨다. 인물의 의상이 밝으면 배경 조도를 낮추고 반대편 조명을 활용해 얼굴 윤곽이 배경과 구분되도록 조절하는 식이다.
촬영 과정에서도 표정과 고개 각도, 자세의 미세한 차이를 조율한다. 담당 사진사는 촬영 목적에 맞는 자세와 표정을 안내하고 인물의 얼굴형과 의상 색상에 따라 조명을 조정한다. 이 같은 준비는 사전 예약 단계에서 고객의 의상과 기존 프로필 사진 등을 확인하고 미리 진행된다.
담당 사진사는 "대부분 VIP분들은 시간이 없어 현장에서 세부적인 사항을 일일이 조율하기 어렵다"며 "기존 사진과 옷 색상 등을 미리 확인해 조명을 준비하고 현장에서는 빠르게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측은 촬영 전 준비를 위한 시설도 갖췄다고 밝혔다. 별도 파우더룸에는 드라이기 등 헤어 스타일링 도구가 마련돼 있다. 호텔 6층의 헤어·메이크업 매장과 제휴해 촬영 전 메이크업을 받을 수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외부 전문가를 직접 부르는 것도 가능하다. 호텔 내에서 헤어·메이크업부터 촬영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구조다.
촬영 공간은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유리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 예약제 운영으로 촬영 중 다른 고객과의 접촉도 최소화한다. 한국후지필름 측은 촬영 결과물 역시 고객 확인 절차를 거쳐 제공하는 등 사진의 외부 노출을 줄이기 위한 내부 관리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고객이 재방문하는 사례도 있다는 게 스튜디오 측 설명이다. 호텔을 방문했다가 사진관을 알게 된 외국인이 이후 방한 때 다시 촬영하는 경우다. 담당 사진사는 "외국인 고객 중에는 세 번 정도 촬영한 분도 있다"며 "한복을 입고 촬영하거나 업무차 한국을 방문할 때 가족과 함께 다시 오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촬영 비용은 일반적인 프로필 사진관과 차이가 난다. 임원이나 비즈니스 프로필은 한 콘셉트 기준 60만원부터 시작하며 두 콘셉트 촬영은 110만원 수준이다. 사전 예약을 통해 촬영 목적과 콘셉트를 조율해야 하는 만큼 일반 증명사진처럼 방문 즉시 촬영하기는 어렵다. 고객별 맞춤형 인물 사진에 특화된 대신 비용과 이용 방식에서 일반 사진관과 차이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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