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국 '경제전' 위한 비밀 첩보 조직 추진…펜타곤은 "사실무근"

사진연합뉴스AFP
[사진=연합뉴스/AFP]

미국 국방부가 중국 등 경쟁국을 상대로 한 경제전에 투입할 '심층 위장' 첩보 조직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방부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구상을 잘 아는 소식통 6명을 인용해, 국방부가 정부와의 관계를 드러내지 않고 기업인 등 민간인으로 위장해 활동하는, 이른바 '비공식 신분 요원(NOC)' 프로그램을 강화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경제전쟁에 필요한 첩보망을 구축해 우위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WP에 따르면 이 사업은 스티브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의 선임고문인 톰 라쿠산이 총괄하고 있다. 라쿠산은 중앙정보국(CIA)에서 39년간 일하며 첩보 공작을 총괄하는 부국장까지 지냈고, 2016년 미국 대선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에 대응하는 작업도 이끌었다. 2021년 은퇴한 뒤 파인버그 부장관이 공동 창업한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털에 몸담았다가 지난해 그를 따라 국방부에 들어왔다. 국방부 내 정보 담당 부서와 각 군 전문가, 퇴직한 CIA 요원들도 이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사업은 아직 기획 단계로, 실제 가동되지는 않았다. 독립된 새 조직이 될지, 국방부의 기존 비밀 인간정보 수집 기능을 확대하는 방식이 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의회 정보위원회에도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제이컵 블리스 국방부 부대변인은 사실이 아닌 정보에 근거한 질문이라며, 이런 주장을 전한 사람은 잘못 알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오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CIA와 라쿠산은 답하지 않았다.
 
이번 구상은 경제를 안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마이클 엘리스 CIA 부국장은 지난 9월 연설에서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첨단 반도체 분야의 중국 기업을 겨냥해 첩보 활동을 넓히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국방부도 올해 '경제방위단(EDU)'을 만들어 국내외 정유·광물 사업에 수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 7억5000만 달러는 브라질의 대형 희토류 광산 확보에 쓰였다. 당초 비밀 첩보 조직도 EDU 산하에 두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EDU에 대한 언론과 의회의 관심이 커지자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CIA 안에서는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한 전직 CIA 고위 관계자는 라쿠산이 국방부에 자기만의 CIA를 만들려 한다고 꼬집었다. CIA는 해외 인간정보 활동을 자신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 다른 기관의 첩보 활동도 현지 CIA 지부장 아래에서 조율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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