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분쟁 걱정에 은행으로…유언대용신탁 8조원 '사상 최대'

  • 1년 새 잔액 95.2% 증가…올해만 3.6조원 늘어

  • 최소 가입금액 1000만원…시니어 고객 문턱 낮춰

  • 65세 이상 인구 21.6%…노후 자산 관리 수요 확대

저축은행 상반기 순익 7천600억대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저축은행들이 중금리대출과 기업대출 취급을 늘리며 7천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2022년 상반기8천900억여원 이후 반기 기준 최대 규모다 2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상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이익은 작년 상반기보다 5천88억원 증가한 7천658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저축은행 본점 모습 2026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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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저축은행 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상속 분쟁에 대비해 생전에 재산 승계 방식을 정해두려는 수요가 늘면서 5대 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이 8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새 두 배 가까이 불어난 규모다. 고령화로 사후 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가입 문턱을 낮춘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고객층도 넓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9월 말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8조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4조1445억원보다 3조9464억원(95.2%)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 9개월간 불어난 잔액만 3조5884억원에 달한다.

유언대용신탁은 금융회사에 금전·유가증권·부동산 등을 맡기고 생전과 사후 재산 관리 및 승계 방식을 계약으로 정하는 상품이다. 고객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신을 위해 재산을 관리하도록 하고, 사망한 뒤에는 미리 지정한 수익자에게 계약에 따라 재산을 이전할 수 있다. 즉 유언장을 남기는 대신 금융회사와 맺은 계약을 통해 자산 승계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언대용신탁은 한때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간편형 유언대용신탁'은 최소 가입금액이 1000만원이다. 신한은행은 같은 해 최소 가입금액 제한마저 없앤 상품을 내놨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사후 재산 이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되면서 시니어 고객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속 분쟁이 늘어나는 점도 유언대용신탁을 찾는 배경으로 꼽힌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상속재산분할 사건은 3612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소송가액 1억원 이하 사건도 2024년 2604건에서 지난해 3051건으로 17.2% 증가했다. 이는 상속 갈등이 거액의 재산을 둘러싼 분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고령화도 이 같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일 발표한 '202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인구는 1112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 중 21.6%에 달한다. 고령인구 비중은 2036년 30%, 2050년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노후에 사용할 자금을 관리하는 동시에 남은 재산에 대한 승계까지 준비하려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령화와 단독가구 증가로 재산 관리 공백을 막을 대안으로 유언대용신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건강할 때 미리 상속을 준비하려는 젊은 시니어 고객까지 가세하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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