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를 가중해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재차 나왔다.
헌재는 22일 형법 250조 2항 중 '자기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8명 대 1명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
A씨의 아버지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심부뇌내출혈·지주막하출혈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치료비 부담 등의 사정으로 2021년 4월 퇴원했다. 하지만 A씨는 아버지에게 필요한 처방 약, 치료식, 물 등을 주지 않고 방치해 결국 심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고, A씨는 상고심 진행 도중 형법 250조 2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대법원은 A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이에 A씨는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형법 250조 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심판 대상 조항은 범죄의 객체가 자기의 직계존속에 해당하는 경우 가해자인 직계비속의 패륜성에 대한 고도의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그 형을 가중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직계존·비속 사이의 인륜 관계를 보호하는 것을 입법 목적으로 하는바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체적인 사건에서 행위자의 책임을 경감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 정상참작감경 등을 통해 책임에 상응하는 형을 정할 수 있는 이상 집행유예의 선고가 다소 제한된다는 사정만으로 그 법정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계존속과 직계비속의 관계, 부부 관계, 직계존속에 준해 다른 사람을 양육한 사람과 그 피양육자의 관계는 상호 간에 요구되는 의무의 내용과 성격 등이 서로 동일하지 않다"며 "따라서 입법자가 직계존속에 대한 살인을 특히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봐 가중 처벌하면서 나머지 유형의 살인은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 안에서 처벌하도록 한 것이 명백히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은혁 재판관은 "살해 가해자의 신분이 직계비속이라는 점만으로는 그 비난 가능성이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경우보다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직계존속이 폭력을 일삼아 가족공동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영역이 돼버린 경우 그 피해자인 직계비속이 자기의 존엄성을 지키는 과정에서 직계존속을 살해한 행위에까지 존경과 보은이라는 가치를 근거로 처벌을 가중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문화와 법 감정을 고려하더라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는 과거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심판 대상 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과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다"며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선례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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