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로봇 미래 먹거리로 낙점…이재용·구광모 직접 챙긴다

  • 삼성, 로봇 기술 내재화 속도…'적자' DX 새 수익원 확보

  • LG, 전 계열사 역량 집합…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 개발

  • 제조 현장부터 가정까지…미래 로봇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사진각 사 제공
[사진=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로봇을 그룹의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 총수가 직접 기술 개발과 글로벌 협력을 챙기는 가운데 삼성은 자체 제조시설을 활용한 로봇 기술 내재화에, LG는 엔비디아와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한 휴머노이드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로봇 기술 개발을 넘어 상용화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로봇 전문기업 지분 확보와 전담 조직 신설을 통해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LG는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계열사 역량을 결집해 로봇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사 모두 제조 현장을 시작으로 가정용 로봇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 27일 회장 취임 4주년을 맞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 연구개발(R&D)캠퍼스의 로보틱스경험(RX)사업추진실을 방문했다. 별도의 기념행사 대신 약 3시간 동안 로봇 기술 개발과 사업화 현황을 점검했다.

RX사업추진실은 삼성전자가 지난 7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속으로 신설한 조직이다. 사내에 분산된 로봇 역량을 결집해 중장기 전략 수립부터 기술 개발과 사업화까지 총괄한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로봇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조직 정비와 투자를 이어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가전 등 자체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 개발과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시설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휴머노이드형 제조 로봇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제조 현장에서 확보한 작업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기업간거래(B2B)와 가정용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이 로봇 사업에 힘을 싣는 것은 성장세가 둔화한 완제품(DX) 사업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DX부문은 올해 3분기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원가 부담으로 기존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로봇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제조시설을 초기 수요처로 활용해 산업용 로봇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LG는 글로벌 협력과 계열사 간 기술 결합을 중심으로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잇달아 만나 피지컬 AI 분야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LG전자와 엔비디아는 지난 9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로봇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실무 협력에 착수했다.

LG는 엔비디아의 AI 기술과 그룹 계열사의 하드웨어 역량을 결합하는 '원 LG'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1분기 엔비디아의 로봇 AI 모델 '아이작 그루트' 기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공개를 준비 중이다. LG전자의 액추에이터와 LG이노텍의 센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을 결합해 로봇 핵심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제조 현장을 중심으로 로봇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바퀴형 휴머노이드 'LG 클로이드'를 미국 테네시 공장에 투입해 실증하고 학계·공공·제조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우선 공략할 방침이다. 지난 28일 실적 발표에서는 휴머노이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 전후로 사업을 확대하고 가정용 로봇의 가격 경쟁력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양사가 로봇 사업에 힘을 싣는 것은 기존 주력 사업의 성장 한계를 넘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AI 기술 발전으로 산업·상업용 로봇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 모건스탠리는 2050년 세계 휴머노이드 관련 시장이 5조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가동 로봇의 약 90%가 산업·상업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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