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매장유산 심의 4번째 보류…서울시 "조속히 결론 내야"

  • 서울시 "이전보존 조치 마쳤는데 원위치 보존 요구"

  • "일관된 심의 기준 필요"…국가유산청에 조속한 결정 촉구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의 매장유산 보존방안 심의가 또다시 보류됐다. 2024년 첫 심의 이후 네 번째 보류로,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연속 제동이 걸렸다. 서울시는 기존 심의에 따라 유적 조사와 복토 등 후속 조치를 마쳤음에도 새로운 보류 사유가 제시되고 있다며 일관된 기준에 따른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서울시는 30일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에 대한 국가유산위원회 심의 결과를 지난 29일 통보하면서 다시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위원회 매장유산분과는 지난 21일 심의에서 '원위치 보존 원칙 및 유적 주변 공간의 역사·문화적 정체성 확보'를 이유로 결정을 미뤘다.

이번 보류는 2024년 1월 최초 심의 이후 네 번째다. 특히 올해 8월부터 세 차례 연속 심의가 보류되면서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세운4구역은 2024년 1월 문화재위원회가 보존방안 심의를 보류한 이후 추가 조사와 보존방안 보완을 진행해 왔다. 당시 위원회는 하층 유구 조사를 위해 상층 유구를 해체·보존하고 구체적인 보존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5월 국가유산청 현지조사에서는 이문과 건물지, 석축 배수로 일부가 이전보존 대상으로 분류됐다. 해당 유적은 별도 보관시설로 옮겨 보관 중이며, 국가유산청의 복토 승인을 받은 뒤 2024년 11월 발굴 현장 복토도 마쳤다.

그러나 이번 심의에서는 기존 이전보존 방안과 달리 원위치 보존 원칙이 제시됐다. 서울시는 보존 방식이 변경될 경우 유적 보존·전시계획은 물론 건축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와 현지조사까지 마쳤지만 심의 보류가 반복됐다. 지난 8월 심의에서는 사업시행계획 변경 확정 이후 재심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됐으나, 해당 사업은 이미 6월 19일 종로구의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고시된 상태였다.

9월 심의에서도 유구의 보존 위치와 방법 등에 대한 현지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16일 국가유산청과 관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현지조사를 진행했지만, 이달 21일 열린 재심의에서도 원위치 보존 원칙 등이 제시되며 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시는 기존 심의에서 요구한 사항을 이행한 뒤에도 새로운 보류 사유가 반복되는 것은 행정의 신뢰성과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기존 이전보존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면 그 사유와 판단 근거, 구체적인 보완사항을 명확히 제시해야 사업시행자도 필요한 조치를 예측하고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는 매장문화유산 보존방안 심의와 종묘 세계유산영향평가는 법적 근거와 검토 목적이 다른 별개의 절차라는 점도 강조했다. 종묘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장유산 심의까지 반복적으로 보류되면서 두 사안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둘러싼 이견이 매장유산 심의를 지연시키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되며, 해당 심의의 법적 목적과 기준에 따라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유산 보존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주민의 재산권과 도심환경 개선을 기다리는 시민의 권익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게 시의 주장이다. 국가기관의 반복적인 심의 보류로 사업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그 부담이 사업시행자뿐 아니라 주민과 시민에게까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국가유산청에 그간의 심의와 조사 경과, 문화유산 보존 가치, 시민 권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관된 기준에 따라 조속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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