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타 요시히로의 한일 풍경] 외국인 근로자 …인력은 환영 인권은 반품

후쿠오카대학 인문학부 동아시아지역언어학과 준교수
[오가타 요시히로 후쿠오카대학 인문학부 동아시아지역언어학과 준교수]


일본에서는 지난 10월 1일부터 외국인 체류허가 수수료가 크게 인상되었다. 창구신청의 경우 체류 기간 6개월, 1년, 5년 신청 시 동일하게 6천 엔이던 수수료가 각각 1만8천 엔, 3만3천 엔, 7만5천 엔으로 인상되었고, 영주자격의 경우 1만 엔에서 20만 엔으로 크게 인상되었다. 파격적인 대폭 인상이 아닐 수 없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외국인의 출입국 및 재류에 관한 공정한 관리 정책을 확실히 시행함과 동시에 더욱 강화 및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류 외국인에게 적절한 부담을 요구”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대폭 인상은 일본에서 생활을 이어가려는 외국인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문제가 심각한 것은 난민 인정 신청자의 경우이다. 그들은 평균 약 3년의 난민 심사 기간 동안 3~6개월의 짧은 체류허가를 계속 갱신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수수료가 발생한다. 가족과 함께 어려움을 피해 일본에 온 난민 인정 신청자의 경우, 예를 들어 4인 가구라면 6개월마다 7만 2천 엔을 지불해야 한다.

난민 인정 신청자 중 다수는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시기가 있기에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NPO단체 난민지원협회는 지금까지 1인당 수수료 6천 엔(2025년 3월까지는 4천 엔이었다)을 지불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었음을 지적한다. 앞으로는 인상된 수수료를 납부하지 못해 체류허가를 유지할 수 없어 ‘미등록 체류’ 상태가 되는 난민 인정 신청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부 예외 조치가 마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난민 인정 신청자의 법적 지위가 재정 상황에 따라 좌우될 수 있고, 이미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그들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을 것이다. 원래 난민 인정 비율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하는 일본이 난민으로 인정 받으려는 이들에게 가혹한 조건까지 제시하고 있다. 

외국인의 생활 기반을 흔드는 것은 체류허가 수수료만이 아니다. 2025년 10월부터 음식점 등 가게를 경영하는 외국인의 체류자격 조건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자본금 등 3,000만 엔 이상이 필요하고, 일본인 고용 등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경영자에게는 경과조치가 있다고 하지만, 새로운 자격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폐업을 결정한 가게와 체류허가를 받지 못해 귀국을 피할 수 없게 된 외국인 주인들의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 일본에 새롭게 정착하려는 외국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미 지역 사회에서 인간관계를 맺고 생활의 뿌리를 내린 외국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까지 포함해 일본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0월 말 일본을 대표하는 사립대학 중 하나인 조치(上智)대학의 글로벌컨선연구소(Institute of Global Concern)가 항의 성명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배제주의적인 정책에 대한 항의 성명’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한국어, 스페인어로 작성되었다. 그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다. “오늘, 세계적으로 배제주의가 급속히 확대되며, 일본에서도 정부가 그것을 억제하는 방책을 취하기는커녕 추진하고 있는 위기에 우리는 직면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히며, 외국인 또는 외국에 뿌리를 가진 학교 구성원들이 “(그들을) 내쫓는 듯한 정부의 노골적인 악의”에 맞닥뜨리고, “일본에서 구축해 온 생활의 토대가 무너지는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그들의 상황을 우리는 외면할 수 없습니다”라고 호소한다. 그리고 “배제주의는 사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책에 의해 의도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며 국적, 유래 등을 가리지 않고 우리 전원의 존엄한 살림을 좀먹고 파괴합니다. 정치가 부추긴 혐오 및 분단은 정치를 바꿈으로써 극복할 수 있습니다”라고 주장한다. 

이 성명은 시의적절한 호소이고, 매우 중요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을 둘러싼 사회적 과제를 마치 ‘외국인의 존재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문제의 본질을 헷갈리게 만들고, 배외주의적 담론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은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말은 다양성 중시와 다문화 공생을 지지하는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의 입으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이다. 물론 사회 질서와 규칙을 지키는 것은 외국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사회적 관행이나 규칙을 이해하고 지킬 수 있는 환경은 조성하지 않은 채,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려는 노력도 하기 
전에 배제를 택하려는 태도는 다문화 공생과는 거리가 멀다. 

한편, 이제 일본 사회는 외국인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올해 6월 말 기준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약 428만 명이다. 지난 해 10월 기준 통계에 의하면 외국인 노동자는 약 257만 명이고, 일본을 일시적으로 방문한 외국인, 즉 관광객 등 방문 외국인은 2025년 4,268만 명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 부족이 발생하고 있어 외국인 노동자는 빼놓을 수 없는 일꾼이 되고 있고, 외국인을 상대로 한 관광업은 일본의 중요한 산업 중 하나이다. 외국인이 일본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외국인의 권리를 인정하고 다문화 공생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아니다. 인간의 존엄과 인권은 어떤 대가에 따라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급격한 외국인 증가 상황에 대해 일본 사회가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일본은 “이른바 이민정책”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차 선언해왔는데, 실제로 2018년 심한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입관법(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법)’을 개정하고 외국인 노동자 수용 확대를 시작한 것이 아베 내각 시기였다. 그 이후 일본의 외국인 정책은 장기 체류하면서 일본에 정착하려는 외국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일본은 이민정책을 채택하지 않겠다는 방침과 실제 상황 사이의 모순을 안고, 사회적 제도 마련은 물론 외국인을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맞이하기 위한 충분한 설명과 고민도 하지 못한 채, 많은 외국인을 받아들이게 됐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일본 사회에서의 불안감과 갈등이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2025년 7월 이 칼럼에서도 다룬 내용인데, 2025년 참의원 선거에서 사람들의 이러한 불안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 “일본인 퍼스트”를 주장한 참정당과 “외국인에 대한 각종 제도의 적정화” 등을 내세운 국민민주당 등이었다. 그 이전에도 노골적으로 배외주의를 주장해온 극우 정당들이 존재했지만, 외국인을 둘러싼 사회 문제가 주목받는 가운데 ‘외국인에 대한 규제’를 주장하는 정당들이 유권자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 지지율도 상승하자, 집권여당 자민당을 포함한 많은 정당들이 외국인 규제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문제는 언론에서도 자주 자극적으로 다루어지면서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소에 머무는 외국인으로 인한 소음 문제,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문제, 지역 주민에 대한 불편 행위 등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원래 과잉관광과 외국인 관광객 문제는 장기체류 정착 외국인의 문제와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하지만 이를 일괄적으로 ‘외국인 문제’로 인식하면서 ‘외국인 규제의 필요성’이라는 주장이 타당성을 얻게 된 것이다. 관광객에 의한 불편 행위와 지역 사회에 대한 부담에 대해서는 각각 문제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지만 이를 외국인 주민 전체에 대한 규제나 배제의 근거로 삼는 것은 효과적이지도 적절하지도 않다. 

외국인 정책을 둘러싼 문제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아래 이민관세집행국(ICE)이 벌이는 외국인 유학생이나 이민에 대한 과도한 단속, 독일, 영국 등 유럽 각국에서 대두되고 있는 반이민 정서와 극우 세력 확장, 배외주의의 확산 등은 최근 10여년 동안 세계적인 정치 과제로 떠올랐다. 외국인 정책과 이민 문제는 전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이다.

일본의 재류외국인 수는 총인구의 3.5%로, 서구 각국에 비하면 결코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약 15년 전인 2010년 당시
통계와 비교하면 재류외국인은 약 1.9배, 외국인 노동자는 약 4.0배, 방문 외국인은 약 5.0배로 증가했고, 현실과 정부 정책 간의 모순, 그리고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외국인에 대한 사회 인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외국인이 주택을 빌리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주를 거부하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인을 둘러싼 문제를 ‘치안 악화’와 연결짓는 주장이 자주 제기되기도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통계 등 근거는 부족하다. 개별 사건만을 근거로 외국인 전체를 위험하다고 볼 수도 없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SNS를 통해서 확산되는 사례도 발생한다. 도쿄 근교인 사이타마현 가와구치(川口)시와 그 주변은 역사적으로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지역인데 최근에는 터키 국적의 쿠르드인에 대한 차별이 심각해졌다. 

난민지원협회 보고에 따르면, 살해를 부추기거나 쿠르드인 아이들을 몰래 촬영해 “절도범이다”라는 허위 정보를 퍼뜨리거나, 등하교 중인 아이들에게 “쿠르드인은 나쁜 놈들”이라는 욕설을 퍼붓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위장 난민”, “불법 체류”라고 간주해 단속 강화를 촉구하는 등 쿠르드인에 대한 편견 가득한 태도를 보이며 차별이 조장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2025년 1월, 가와구치시와 인접한 도다(戸田)시의 시의원 선거에서는 “일본인 퍼스트”와 외국인에 대한 “생활보호 지급 폐지” 등을 내세운 정치인이 유권자의 공감을 얻어 최다 득표로 당선되기도 했다.

일본의 입관법을 두고 국제사회의 우려도 따르고 있다. 2023년 개정 입관법은 세 차례 이상 난민 인정을 신청하는 외국인에 대해 일부 예외를 두고 신청 중 송환을 가능하게 했다. 그런데 박해 등 위험의 우려가 있는 곳으로 사람을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국제사회의 합의인 ‘농 르풀망(non-refoulement)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있다. 난민 인정 신청자의 보호 필요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송환 전에 실효성 있게 다툴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이다. 일본 출입국관리 제도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위협할 위험이 있다는 것은 추상적인 우려가 아니다. 실제로 2021년, 나고야 출입국관리소 수용 시설에서 스리랑카인 위슈마 산다마리 씨가 사망하면서 의료 조치 체제와 수용 지속 여부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많은 의문이 제기되었다. 외국인에 대한 처우가 행정의 광범위한 재량에 맡겨져 있는 현재, 이대로 괜찮은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중대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2026년 7월 말 기준 체류 외국인 수는 약 290만 명이고, 인구 대비 비율은 약 5.7%에 달한다. 단기 체류자를 포함한 수치이지만, 외국인의 존재가 사회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는 점은 일본과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필자 역시 ‘외국인’으로서 한국에 오래 살았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 년 동안 한국의 외국인 정책이 발전하고 사회 분위기도 크게 변하는 과정을 체감했다. 2008년에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제정되는 등 외국인을 사회의 일원으로 끌어안으려는 제도 마련에 놀라웠다. 물론 해당 법제도가 시야에 주로 두는 것은 결혼 이주민과 그 가족이고, 모든 외국인 주민을 포괄하는 제도는 아니기 때문에 한계도 지적된다. 다만, 관리와 통제에 치우치기 쉬운 외국인 정책 속에서 포용하려는 제도가 정비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당시 필자는 한국의 정책이 선구적이라고 느꼈다. 일본에서는 이제 논의조차 꺼리게 된 영주 외국인의 지방선거 참정권을 한국은 2005년에 실현했다. 난민 인정 비율이 일본과 마찬가지로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한국은 2013년에 아시아 최초로 독립된 난민법을 시행하기도 했다. 

그런 한국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를 불러다가 (일을)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라는 발언이 비판을 받고 있다. 여러 시민단체가 성명을 발표하는 등 그 문제점을 지적한다. 물론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앞뒤 맥락 등을 살펴보면 ‘경제 정책의 효과’를 평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를 둘러싼 문제를 경제적 유용성만으로 논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한 발언이 의도치 않게 배외주의를 조장할 위험성도 주의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외국인도 역시 한 사람의 인간이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구 정책과 관련해서 자주 언급되어온 것이 저출산 고령화 대책의 하나로 외국인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인데, 이것도 외국인을 유용한 도구처럼 여긴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다. 내국인이 타인이나 국가의 필요에 따라서 그곳에 사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외국인도 타인을 위해 혹은 국가를 위해 그곳에 사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이나 전문가의 발언은 의도와 관계없이, 옳고 그름을 떠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앞서 본 조치대의 성명을 다시 한 번 떠올리고 싶다. “정치가 부추긴 혐오 및 분단은 정치를 바꿈으로써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경제적 유용성만으로 판단하는 사회는 언젠가 경제적 유용성을 잃은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논리를 정당화할 수 있다.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란 국가와 사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필자 주요 이력

△후쿠오카대학 인문학부 동아시아지역언어학과 준교수 △연세대 정치학 박사 △전 홍익대 조교수 △전 주한 일본대사관 전문조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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