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이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했다. 장 초반 8% 이상 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고 5000선마저 붕괴됐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가까스로 5000선을 지켜냈다. 외국인이 2조7000억원 넘게 순매도한 가운데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24.11포인트(6.02%) 하락한 5059.6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28%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지난 4일 종가(5683.80) 대비 624.11포인트(10.98%) 밀려났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24% 내린 5263.26에 출발했지만 개장 직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4900선까지 추락했다. 오전 9시 3분 33초에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20분간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올해 들어 11번째이자 역대 17번째다.
장중에는 4911.28까지 떨어지며 지난 2월 6일 이후 9개월 만에 5000선을 밑돌았다. 거래 재개 이후에도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다만 오후 들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6%대로 줄인 채 장을 마감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7691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조7042억원, 6010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6.35%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10.44% 급락했다. SK스퀘어(-10.51%), 삼성전기(-7.84%), 현대차(-4.77%), KB금융(-3.82%), LG에너지솔루션(-2.46%)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0.26%)와 셀트리온(-1.86%)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34.14포인트(5.03%) 내린 644.27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106억원, 1014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058억원을 순매수했다. 에코프로(-6.89%), 에코프로비엠(-7.36%), 알테오젠(-5.20%)을 비롯해 주성엔지니어링(-9.48%), 이오테크닉스(-7.80%), 리노공업(-7.36%)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증시 폭락의 배경에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불거진 AI 산업 규제 강화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이 미국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둔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다.
앞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9.3% 급락했고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도 각각 17.5%, 22.3% 폭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하락하며 반도체 업종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우려가 국내 증시 폭락의 주된 원인”이라며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급락이 AI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이러한 불안감이 국내 반도체 및 관련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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