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 사업부를 인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의 행보는 이를 더욱 뒷받침 한다.
28일, 방한 중인 이멜트 GE 회장은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가전 사업부 매각과 관련,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방식을 보면 중국의 하이얼, 한국의 LG, 멕시코, 터키 등의 업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 중 LG가 앞서나가는 후보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멜트 회장은 LG전자를 "가장 앞선 인수 후보자"라고 지목하며 “서구에서 입지를 구축한 LG가 GE와 동맹을 구축하면 훌륭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남 용 LG전자 부회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GE 가전 사업부 인수는 세계) 가전시장의 구도를 바꾸는 일인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남 부회장은 ‘이멜트 회장과 만날 생각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예정이 없다. 더 이상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답변에 신중을 기했다.
GE 가전사업부문 인수 후 효과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LG전자가 GE 가전 사업부를 인수하면 세계 가전시장의 판도가 바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126억달러, 세계 3위 가전업체인 LG전자가 같은 기간 70억달러 매출을 올린 5위권 업체를 흡수하며 세계 1위로 단숨에 올라서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가전시장은 191억달러 매출의 월풀과 155억달러의 일렉트로룩스가 1, 2위를 차지했다. LG전자와 GE 가전사업 매출을 더하면 196억달러로 일렉트로룩스는 물론, 월풀까지도 간발의 차이로 앞서게 된다.
LG전자와 GE 가전사업의 결합은 지역별. 제품별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GE의 브랜드 파워와 원천 기술은 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업체인 LG전자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GE가 오랜 기간 동안 북미시장에서 닦아놓은 유통망도 LG전자에는 알짜 자산이 될 수 있다.
제품군별로도 LG전자의 GE 가전사업 인수는 커다란 보완 효과가 기대된다. LG전자는 에어컨과 세탁기, 전자레인지, 청소기 사업에서 세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GE는 냉장고와 산업용 대형 가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28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GE 가전사업의 매각에 대한 풍문에 따라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류근원 기자 opp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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