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거침없이 하이킥…1090원 육박

외국인 주식 매도세 등 악재 산적 외환당국 매도개입도 무용지물

원·달러 환율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090원 턱밑까지 다가섰다.

외환 당국이 이틀 연속 매도 개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와 함께 경상수지 적자, 글로벌 신용경색, 달러 강세 등 악재들이 산적해 있어 환율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50원 오른 1089.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4거래일 동안 무려 40.10원 급등하면서 지난 2004년 11월16일 종가인 1090.30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10원 오른 1081.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084.90원까지 뛰었다가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1079.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저가인식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086원선으로 상승한 후 1085원선에서 공방을 벌이다가 장 막판 매수세가 몰리면서 1089.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 급등의 주된 요인은 주가 약세였다. 외국인이 32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주가와 원화 가치의 동반 약세를 초래했다.

수입업체와 투신권이 달러 매수에 나섰지만 수출업체가 매도를 자제하면서 환율을 끌어내리는데 실패했다.

외환 당국은 이날 5억달러 가량을 시장에 풀면서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1090원대 진입을 가까스러 저지했을 뿐 환율 상승세를 누그러뜨리는 데는 실패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시장 내 한 세력이 매수에 나서면 다른 세력이 추격 매수에 나서 환율 고점을 높이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외환 당국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환율 상승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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