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신용위기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초토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허공으로 사라진 돈만 32조달러(약 4경8000조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국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5% 이상 폭락했다. S&P500지수의 낙폭은 6.7% 빠지면서 750대로 무너져 1997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우지수 역시 444.99포인트 하락하면서 7552.29를 기록했다. 지난 이틀간 다우지수의 낙폭은 10%가 넘었다.
나스닥은 이날 70포인트가 넘게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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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S&P500지수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유럽증시도 휘청거린 것은 마찬가지. 영국과 독일, 프랑스 증시는 이날 모두 3%가 넘게 하락했다.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는 186.75로 떨어지면서 2003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용위기 사태가 실물경제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가운데 펀더멘털적인 개선 없이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에곤 애셋 매니지먼트의 사이먼 카터 매니저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증시가 반등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신용위기의 주범 미국 경제의 침체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주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16년 최대치로 치솟았다.
15일까지 일주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전주대비 2만7000명 증가한 54만2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2년 7월 이후 최대치다.
향후 6개월뒤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는 10월 0.8% 하락했다고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밝혔다.
주요 10개 항목 중 주가, 건설허가, 소비자 기대 등 주요 부문이 큰 폭으로 하락해 현재 경기 상황을 여실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컨퍼런스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위축이 향후 수 개월 동안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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