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외환은행 매각 물건너가나

두달새 주가 3분의 1 수준 폭락
금융위기로 인수자 선정도 난항

법원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외환은행 재매각 과정에서의 법적 걸림돌은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외환은행 매각 작업이 순풍을 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 매각할 경우 론스타가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외에서 새로운 인수 대상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24일 법원은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매각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을 지연시킬 수 있는 명분이 사라지게 됐다.

이해선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이번 법원의 판결로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직권 취소를 주장했던 감사원의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힘들게 됐다"며 "향후 새로운 인수 대상이 나타난다면 매각 승인을 미룰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론스타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감수하고 무리하게 외환은행 매각 작업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이날 외환은행 주가는 5600원을 기록해 HSBC가 인수 철회를 발표한 지난 9월25일 종가 1만1500원의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신청일(9월15일) 이후로는 무려 7600원 폭락했다.

지난해 9월 론스타가 HSBC와 계약했던 매각 가격(주당 1만8045원)과 비교하면 1만2445원 떨어진 수준이다. 론스타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70% 이상을 손해본 셈이다.

21일 골드만삭스가 실적 복원력이 낮다는 이유로 외환은행의 투자등급을 '매도'로 하향 조정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어 주가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인 금융불안으로 인수 대상을 찾는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 은행의 경우 주가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동반 하락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압박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여력이 거의 없다.

실제로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 의사를 강하게 밝혀 온 KB금융지주도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 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M&A 추진을 위한 실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KB금융 주가는 이날 2만3000원을 기록해 상장 당시 시초가인 4만8150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황영기 회장이 해외 투자자설명회(IR)까지 개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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