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서거] '행동하는 양심' 끝내 지다

18일 오후 1시43분 서거..다발성 장기손상 원인
이희호여사 등 임종 지켜봐..임시 빈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
정부, 장례 형식·절차 논의...국민장 유력
반세기 지속된 3김시대 종료..공과는 역사의 몫
李대통령·정치권 "큰 정치지도자 잃어" 애도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던 한국 현대 정치사의 거목 김대중(DJ) 제15대 대통령이 18일 오후 1시 43분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폐렴 증상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증세가 호전돼 22일 일반병실로 옮겼으나 하루 뒤 폐색전증이 발병하면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채 3주 가까이 치료를 받아왔으나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

그는 일생 동안 5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집권에 성공할 만큼 강한 의지와 집념의 소유자였지만 노환으로 인한 병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향년 85세.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국회의원과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측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공식 발표했다.

박 의원은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린 서거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 전 대통령께서 18일 오후 1시 43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서거하셨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김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치료를 받던 중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서거했다고 공식 사망원인을 설명했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서거 후 병원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7월 13일 폐렴으로 입원하셨지만 마지막에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인해서 심장이 멎으셨고 급성호흡곤란 증후군과 폐색전증 등을 이겨내지 못하셨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폐소생술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생명을 더 연장할 가능성이 있을 때 시도를 하지만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인해 더 견뎌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에는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홍일, 홍업, 홍걸 씨 등 가족 외에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등 원로정치인, 박지원 의원 등 측근들이 임종을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큰 정치지도자를 잃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생전의 뜻이 남북화해와 국민통합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정치권도 심심한 애도를 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의 임시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영안실 특1호실에 마련됐다.

장례절차에 대해서는 유족과 정부의 합의하에 곧 정해질 예정이다. 역대 대통령의 관례를 의하면 김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민장으로 거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노무현 제16대 대통령이 서거한 지 꼭 87일 만으로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두 전직 대통령이 한해에 타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대(代)를 이어 집권한 두 전직 대통령이 같은 해에 나란히 타계한 것은 앞으로도 보기 드물 일이다. 이로써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계속된 보수정권 일색의 헌정사에서 유일하게 민주개혁 성향의 정부를 이끈 두 전직 대통령을 한꺼번에 잃게 됐다.

'한국 정치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김 전 대통령이 이날 서거함에 따라 60년대부터 정치의 중심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이른바 '3김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아주경제= 서영백·안광석 기자 in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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