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ㆍSKㆍ포스코 등 그룹 내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들이 내부 합병으로 규모의 경쟁에 전면 돌입했다.
삼성SDSㆍ네트웍스는 ‘삼성SDS’로, LG텔레콤ㆍ데이콤ㆍ파워콤은 ‘LG텔레콤’, 포스데이타ㆍ포스콘은 ‘포스코 ICT’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께 통합한다. 또 팬택과 팬택앤큐리텔도 올 12월 팬택으로 합병된다.
앞으로 삼성SDS는 3조7000억원 규모로 LG텔레콤은 7조7190억원, 포스코 ICT는 1조원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ㆍ브로드밴드도의 합병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조기 합병 시 2000억원의 법인세 부담이 있어 내년 3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통합 SK텔레콤은 전용선 인수 등을 감안하면 16조원 규모가 된다. 이는 20조원의 KT와 맞설 수 있는 수준이다.
이 같이 IT계열사들이 연이어 합병을 하는 이유는 △앞으로 확대되는 유ㆍ무선 컨버전스(융합) 시장에서의 우위 차지 △중복되는 마케팅과 인프라 구축 등 제반 비용 절약 △조직개편을 통한 군살 줄이기 △ 규모의 경제 속 전략 수정 등이 꼽히고 있다.
변승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사업자들은 그동안 타 사업자의 가입자를 빼앗아오는 마케팅을 벌였으나 가입자 수는 오히려 줄었다”며 “그 해법으로 전화ㆍ인터넷ㆍ휴대폰ㆍ방송 등을 묶은 결합상품이 새로운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합상품은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가격경쟁력도 갖추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더 큰 목표는 더 이상 기존 가입자를 타사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다.
변 애널리스트는 “인터넷망 중심으로 이동통신과 집 전화 장비 등이 통일돼 인터넷 전화(VoIP)ㆍIPTV 등의 사용자가 늘고 있다”며 “설비투자와 판매가 굳이 따로 돼 있지 않아 영업 운영이 통합되고 유ㆍ무선 상품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슷한 성격의 IT 계열사들에 드는 공동 네트워크와 투자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합병의 이유로 지목됐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합병을 결정한 기업들은 IT 인프라 구축으로 드는 비용을 감축해 연구개발(R&D) 등 투자에 쓰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특히 LG텔레콤의 최고경영자(CEO)가 새로 부임하고 가속화 될 스마트폰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새 판짜기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IT서비스 업계에서는 통합 삼성SDS와 포스코 ICT를 두고 업계 순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직개편과 제반 비용 줄이기를 통해 몸집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이 두 기업은 최대 경쟁사 LG CNS와 SK C&C 등에 큰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 전문기업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라는 타이틀로 옮겨가고 있는 것 같다”며 “삼성SDS 합병은 삼성그룹의 특검 때문에 미뤄 왔던 게 이제야 이뤄지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IT서비스 기업들은 네트워크ㆍ인터넷전화ㆍ엔지니어링ㆍ자동화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시키고 매출 규모를 키워 지금보다 더 큰 파워를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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