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예금금리 인상 '시동'…당국 입김 작용?

역마진에 대한 우려로 수신금리 인상을 고민해왔던 저축은행권이 결국 금리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8% 이상의 금리를 제공했던 특판 정기예금의 만기 도래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서다. 이는 금리 인하를 통해 유동성 확보 조절에 나선 시중은행과 상반된 행보다.

저축은행권의 금리 인상에는 유동성 확보를 적극 주문한 금융당국의 입김도 작용했다.

18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 14일 기존 정기적금 금리(6.2%)에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KPGA 데뷔 첫 우승 기념 맹동섭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W저축은행도 지난 14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5.2%에서 5.3%로 0.1%포인트 인상했다. 또 18개월제와 24개월제 정기예금 금리도 각각 0.2% 포인트씩 인상키로 했다.

에이스저축은행은 지난 12일 인터넷뱅킹으로 가입하면 0.1%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제공하는 '온정나눔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12개월 이상 6.5%, 24개월 이상 6.9%, 36개월 이상 7.1%의 고정금리를 제공한다.

삼화저축은행은 지난 1일 소속 골프단 선수들이 우승할 때마다 0.05%포인트의 보너스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내놨다.

그동안 저축은행들은 수신금리 인상에 소극적이었다. 시중은행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저축은행만 금리를 높일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또 경기침체로 마땅한 자금 운용처가 없다는 점도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4조원 가량의 정기예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결국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이자 부담이 크고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도 거의 없어 금리를 선뜻 올리기 어려웠다"며 "그러나 만기가 다가오는 자금을 재유치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당근을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을 적극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금융감독원은 각 저축은행에 유동성 관리를 유도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유동성 관리를 위해 만기가 도래하는 정기예금을 재유치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개월 동안 상승세를 보였던 시중은행의 수신금리는 최근 하락세로 전환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키위정기예금'의 1년 만기 최고금리를 4.8%에서 4.7%로 인하하고, '자전거정기예금' 금리도 최고 4.7%에서 4.6%로 내렸다.

신한은행은 지금까지 10조원이 몰린 '민트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를 4.5%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외환은행도 1년 만기 '예스큰기쁨예금'의 최고 금리를 4.7%에서 4.6%로 인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떨어진 데다 유동성 상황도 나쁘지 않아 금리를 인하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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