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경기회복세가 가팔랐지만 가계 소득은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소비가 1년여 만에 증가했지만, 소득 증가가 뒷바침되지 못할 경우 반짝 회복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3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평균 명목 소득은 2008년 3분기에 비해 1.4% 줄어든 345만6000원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득은 3.3%(305만1000원)나 줄어들었다.
이같은 소득 감소율은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것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0.7%)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실질 소득은 올해 1분기(-3.9%)와 2분기(-2.8%)에 이어 3분기도 감소함에 따라 1년 꼬박 감소하고 있다.
소득 감소의 원인은 민간부문의 고용부진이 계속되고 경제위기로 임금이 오르지 못하거나 깎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 있던 추석이 올해는 10월로 이동한 것도 3분기 소득 감소율을 키운 측면이 있다.
상여금과 기타비경비소득이 각각 9.5%, 61.6% 줄어들었다.
계층별로 보면 하위 20%(1분위) 계층의 소득이 6.4%로 줄어드어 경기침체의 한파를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5분위)의 소득도 3.2% 감소했으며, 중간계층(2~4분위)은 소득이 0.2~1% 가량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1분위는 종사비중이 높은 일용직의 감소로 인해 소득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가계소득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서도 실질 소비지출은 1.5%(195만4000원) 증가해 5분기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비소비지출은 사회보장부담(7.4%)과 이자비용(17.8%) 등이 증가했으나 가구이전지출(-20.1%)과 경상조세(-9.7%)의 감소로 3.6% 감소했다.
항목별로 보면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보건 비용(12.4%)이 크게 늘었고, 내년부터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대형 TV 등의 구매가 증가하면서 오락·문화(16.3%) 소비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식료품·음료(-4.9%)와 주류.담배(-10.9%), 통신(-0.6%)은 감소했다.
소득이 줄었지만 지출이 늘어남에 따라 가계수지 흑자액은 63만8000원으로 12.4%나 줄었다.
가계수지 흑자율도 22.5%로 2.9%포인트 하락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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