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C가 상장하면서 익숙한 영문 사명 대신 한글 이름 에스케이씨앤씨로 바꿨으나 과거 정보를 방치해 기업공시 전달에 혼란을 주고 있다. 대부분 익숙한 옛 이름으로 조회하는 탓에 포털이나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이 회사 공시는 찾아보기 어렵다. 증권가는 시가총액만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상장사인 만큼 자칫 중요한 공시를 놓쳐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C&C는 작년 11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나 증시에서 거래할 때 쓰는 영문 사명 SKC&C로 전자공시에서 검색하면 여전히 기타법인에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대표이사도 이미 회사를 떠난 변재국 전 부회장으로 나온다. 상장 이후 공시 역시 한 건도 볼 수 없다. 지금껏 익숙해진 영문 사명 대신 생소한 한글 사명으로 조회한 경우만 정확한 기업 정보와 대표이사(김신배 부회장)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탓에 SKC&C가 상장 이후 44건이나 공시했으나 주요 포털 네이버ㆍ다음ㆍ야후나 HTS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심지어 상장 첫 달인 작년 11월 13ㆍ18일 최태원 회장이 이 회사 지분 44.5%를 보유하고 있다는 첫 지분 공시조차 안 보인다. 이는 포털 검색에 SKC&C와 최 회장, 13일 또는 18일을 조합해 넣으면 확인할 수 있다.
SK그룹은 재계 4강 안에 든다. 더욱이 최 회장이 최대지분을 가진 SKC&C는 모든 자회사를 거느린 SK(주) 최대주주이기도 해 사실상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다. 이런 회사 공시를 시장이 일부러 외면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증권가는 금융당국이나 해당 상장사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자공시를 관리ㆍ감독해야 할 금감원이나 SKC&C가 세 달 가까이 오류를 바로잡지 않았다"며 "초대형 상장사가 위기에 몰려도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나 해당 상장사는 책임을 미루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같은 회사가 한글과 영문 두 이름으로 등록돼 혼란을 줄 수 있다"면서도 "정정은 상장사가 직접 요청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SKC&C 관계자는 "상장할 때 관련 당국에서 오히려 한글로 등록하기를 권했다"며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겠다"고 전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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