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이 변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언론노출을 되도록 삼가고 집안 살림 꾸리기에 충실한 '어머니'형 리더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인수·합병(M&A)과 영업력 확대, 창조경영 등을 거론하며 임직원들을 사기를 충전하는 '아버지'형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공적자금을 받은 우리금융이 금융위기로 휘청이자 몸을 낮추는 자세로 내실 경영에 임했고, 위기의 탈출구가 보이자 임직원들을 독려하며 전선의 최전방으로 튀어나온 것이다.
사실 이 회장은 어머니형 보다는 아버지형 리더십이 걸맞는 인물이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의 수장을 맡자마자 '자산 600조원, 세계 30위 금융그룹'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큰 비전을 그렸다.
지난해 말에는 '우리금융+하나금융', '우리금융+KB금융'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는 상황서도 이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금융권 M&A 판도는 우리가 주도한다"며 자신감을 밝히기도 해다.
그런 그이기에 우리금융의 민영화 가능성이 높은 올해 이 회장의 역할이 더욱 주목된다.
또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1년 반 동안 그가 닦아놓은 위기관리 시스템이 이 회장의 올해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국제금융위기 태스크포스팀(TFT)', '최고경영자(CEO) 비상대책회의', '비상대책 상황실' 등 그룹 위기관리조직을 가동한 경험이 있다.
게다가 두번에 걸쳐 계열사 임원 급여 반납(20%), 예산 삭감 등 고강도 긴축경영을 실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걸음 나아가 지주사 차원의 통합리스크 관리체계와 그룹 경영체계 정비 등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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