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은 요즘 건설사 영업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만큼 시공권 수주을 위한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흑석동 84-10번지 일대 89만4933㎡를 모두 9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흑석뉴타운은 당초 9300여가구를 새로 지어 3만명 정도를 수용할 계획이었지만 재개발 용적률이 상향조정됨에 따라 공급가구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9개 구역 가운데 4구역과 5구역은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시공사로 결정돼 이미 분양까지 마무리했다. 6구역도 동부건설을 시공사로 해 오는 6월쯤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6개 구역이 아직 시공사 선정을 남겨 놓고 있다.
이 가운데 사업 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8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 8구역은 동부건설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미 시공사 가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시공사 선정 지침이 바뀌면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다시 여는 상황이다. 총회는 오는 30일 예정돼 있다.
7구역도 사업속도가 빠르다.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7구역에서는 오는 5월 중순경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현재 대림산업이 수주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림사업은 지난 2005년부터 영업을 전개하며 이미 시공사 가계약까지 마쳤으나 구역면적이 늘어나면서 바뀐 시공사 선정 제도에 따라 총회에서 다시 시공권을 따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이 작년말 대규모 영업인력을 투입하며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는 상태다.
수주전이 가장 치열한 곳은 3구역이다. 총 가구수가 1530가구로 규모가 가장 크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두산건설 등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이밖에 1구역은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 동부건설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고 2구역은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코오롱건설, 동부건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9구역은 SK건설이 추진위와 시공사 가계약을 체결했으나 역시 구역면적이 확대되면서 시공사 선정을 다시 하기로 결정하면서 아직은 무주공산 상태. SK건설을 비롯해 삼설물산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이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어느 특정구역이 아니라 사업일정이 빠른 곳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브랜드 파괴력에서 앞서고 있는 만큼 승산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조합원들을 위한 이주비와 이사비도 올라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얼마라고 딱 잘라 얘기하기에는 어렵다"며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조합원들의 요구 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