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무당국, 보험사 조사 착수…업계 "후폭풍 불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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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3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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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1) 지난해까지 금호생명에 일했던 전직 보험설계사 A씨는 최근 종합소득세 신고 때문에 세무서를 방문했다가 깜짝 놀랄 사실을 알게 됐다. 사측이 보험계약 미유지에 따른 수당 환수를 청구해 울며 겨자먹기로 800여만원을 반환했지만 이 부분이 소득증명서에 누락돼 있었던 것이다. 금호생명은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하다가 해당 세무서에서 사측에 소득 변경신고 누락 및 소득세 미환급을 강하게 질타한 후에야 50만원 이상의 소득세를 환급받을 수 있었다.

#2) 지난 2007년 미래에셋생명을 퇴사한 O씨도 회사로부터 받은 4000만원의 수당 중 1000만원 가량을 반환했지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소득 내용이 변경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이 O씨처럼 수당 반환을 요구한 설계사 수는 1만명 이상이다.

◆ 설계사 소득신고 누락 조사

보험사들이 설계사 소득 변경신고를 고의로 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세무당국도 조사에 나섰다.

실제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미래에셋생명이 설계사들에게 거액의 수당을 환수하고 이를 신고하지 않고 있다는 혐의에 대해 한달 가량 검토한 후 일선 세무서로 이첩했다.

해당 세무서는 지난 28일 관련 내용을 넘겨받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사들은 보험사가 미리 지급한 수당 중 상당액을 환수해놓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아 소득 감세에 따른 세금 환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설계사는 "보험계약이 일정기간 유지되지 않으면 보험사는 수당 반환을 요구하고 대부분의 설계사들이 이를 지급하고 있다"며 "반환한 금액만큼 소득이 줄었는데도 세무서에는 소득 변경신고가 안 돼 있어 소득세 환급을 못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근 세무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소득세 환급에 나선 바 있는 금호생명 측은 "수당 환수로 설계사 소득이 변경해도 이를 세무당국에 신고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관행이 보험업계 전반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정확한 수당 환수액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파장이 커질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비슷한 상황"이라며 "아직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수당 환수액이 최대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미지급 소득세 환급분만 수십억원에 달한다.

◆ 수당 선지급 제도가 원인

보험업계는 수년 전부터 설계사 수당을 미리 지급하는 수당 선지급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보험사 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우수한 설계사를 끌어오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그러나 보험사가 계약유지 조건을 강도높게 적용하고 더 높은 수당을 지급하는 보험사를 찾아 떠나는 '철새 설계사'들이 늘면서 선지급한 수당을 환수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최근 들어 설계사들이 보험사의 과도한 수당 환수에 반발해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험 모집수당 선지급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묘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나중에 줄 수당을 미리 지급하고, 또 계약조건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를 환수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와중에 세무적으로도, 회계적으로도 불투명한 부분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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