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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최상급 오페라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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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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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혁명 배경으로 인간 군상 모습 재현
광대한 스케일·정통 오페라의 특징 잘 살릴터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프랑스혁명의 전운이 감돌던 18세기 후반. 호화로운 궁전과 프랑스 귀족들의 사치스러움, 최고조에 달한 혁명의 분위기, 어수선한 콩코드 광장과 단두대 풍경. 그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는 시인이자 혁명가인 한 젊은이. 그리고 그의 우정과 사랑. 이 광대한 스케일과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오페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오는 10월 14~17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선보이는 사실주의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 워

   
 
동양연출가로는 최초로 이탈리아 토레 델 라고의 '푸치니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나비부인'을 연출해 호평을 받은 연출가 정갑균. 그는 '안드레아 셰니에'야말로 정통 오페라를 대변하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낙 큰 스케일 때문에 그동안 국내 오페라단들이 엄두를 못냈던 작품을 연출가 정갑균(서울시오페라단)이 맡았다.

정갑균 연출가는 "아이다 같은 다른 오페라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가장 품격있고 격조높은 최상급 오페라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안드레아 셰니에는 사실주의 오페라 '베리즈모'의 3대 거장 조르다노(Umberto Giordano·1867~1948)가 1896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프랑스혁명 당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시인이자 혁명가 '안드레아 셰니에'의 일대기를 담았으며 그가 지은 두 편의 시가 아리아로 불린다.

사실 안드레아 셰니에는 서울시오페라단과 인연이 깊다.

1985년 오페라단 창단 기념작으로 공연됐을 뿐만 아니라 국립오페라단 주최로 국내에서 두번째 올려진 무대에 현 단장인 박세원씨가 출연한 바 있다. 서울시오페라단과는 14년만에 다시 만난 셈.

연출가 정갑균은 무엇보다 프랑스대혁명 시기 인간 군상의 모습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그래서 소품과 의상, 무대팀의 역할이 막중합니다. 시대상이나 혁명의 분위기를 표현하려면 그만큼 고충이 따르죠. 혁명기인만큼 합창단(군중)도 어느때보다 많이 필요합니다."

1막에서는 귀족 궁전의 연회장을 배경으로 프랑스 귀족 삶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2막에서는 파리 시내에서 전개되는 혁명의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3막의 무대배경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를 가졌다. 프랑스혁명 당시 존재하지 않던 개선문을 콩코드 광장 뒤에 세운 것.

"개선문은 혁명 이후 나폴레옹이 등극하면서 세운거지만 '혁명'의 분위기를 관객들에게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무대를 따로 디자인했습니다. 사실주의에도 은유와 과장, 절제는 분명 있습니다."

이어지는 4막에서도 이러한 절제미가 잘 나타나있다. 셰니에가 몰락한 귀족가문 출신의 연인 '맏달레나 코와니'와 함께 마지막 아리아를 부르고 단두대로 향하는 마차에 오르면서 오페라는 끝이 난다. 셰니에가 처형된다는 분위기만 전달하는 것이다.

"안드레아 셰니에는 혁명 와중의 인간의 군상과 동료와의 우정, 연인과 조국에 대한 사랑이 격조있는 방식으로 잘 드러나는 오페라입니다. 또 정통 오페라를 추구하는 서울시오페라단의 특징과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죠. 그야말로 품격있는 정통오페라를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연출가 정갑균은 실제로 지난해 겨울 파리에 머물면서 '안드레아 셰니에' 구상을 위한 영감을 얻었다. 생라자르 감옥 주위를 배회하기도 했고 콩코드 광장을 직접 걸어다니며 분위기를 익히기도 했다. 또 베르사유 궁전을 찾아가 귀족적 분위기를 어떻게 연출할 것인지도 구상해왔다.

2005년 동양인 최초로 이탈리아 푸치니 오페라페스티벌에서 연출가로 활약한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가난한 유학생 시절 텐트치고 바닷가에서 노숙하면서 모은 돈으로 라 스칼라 극장에 가곤 했죠. 언젠간 내가 저곳에서 세계적인 성악가들과 함께 꼭 일해야겠다고 결심했었죠.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에서 안드레아 셰니에를 직접 봤는데 이번 작품은 그것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역동성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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