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회사의 관리소홀로 암호화되지 않고 노출된 고객정보라도 불특정 다수가 검색하게 공개했다면 정보통신망 침해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LG텔레콤의 고객정보전산망에 마음대로 접속해 고객정보를 유출한 혐의(정보통신망침해등)로 기소된 프로그래머 강모(31)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강씨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불특정 다수가 LG텔레콤 서버의 개인정보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게 한 행위를 정보통신망 침해행위를 유발한 간접정범(책임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용해 범죄를 유발)에 해당한다고 봐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인터넷포털업체에 근무하던 강씨는 2008년 3월 LG텔레콤의 고객정보전산망을 통해 고객에게 휴대전화 벨소리와 배경화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M사의 웹사이트로 LG텔레콤 고객의 개인정보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전송되는 것을 알고는, 이를 이용해 아무나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개인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웹페이지를 만들어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암호화되지 않은 개인정보도 마음대로 공개했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했지만 강씨에게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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