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이를 악물고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일부 선수들은 우승 세리머니가 끝나기도 전에 지칠 대로 지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부상에도 결승전까지 골문을 지킨 수문장 김민아(17)는 승부차기로 우승이 확정된 뒤 정신을 잃은 듯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 앉았다.
김민아는 박영수 골키퍼 전담코치가 일으켜 세우기 전까지 엎드린 채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고, 경기장 밖에 나온 뒤에도 한쪽에 앉아 동료들의 환호를 지켜봐야 했다.
일본 격파의 포문을 연 첫 골을 성공시킨 이정은(17)은 경기가 끝난 뒤 금메달을 받는 시상대에서 뒤로 쓰러져 버렸다.
옆에 서 있다 뒤늦게 눈치를 챈 최덕주 감독이 도와 시상대를 겨우 내려온 이정은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안정을 취한 뒤 몸을 회복해가고 있다.
수비수 신담영(17)은 우승 세리머니를 한 뒤 경기장 한쪽에 앉아 경기 내내 고통을 줬던 무릎을 안타까운 듯 쳐다봤다.
김민아처럼 전 경기에 출전한 신담영은 몰려드는 피로 속에도 우승에 대한 기쁨은 가시지 않은 듯 동료들과 눈을 마주치며 연방 웃음을 지었다.
'차세대 골잡이' 여민지에게 결승전은 최악의 몸 상태에서 치른 경기였다.
무릎 부상이 완쾌되지 않으면서 대회 내내 고생을 했던 여민지는 지난 4강전에서 허벅지 근육마저 다쳐 일본과 결전에서 다짐했던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벅찬 마음에도 세리머니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여민지는 코치진의 부축을 받아 태극기 행렬을 뒤따르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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