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정배)이 주최하는 '2010 문명과 평화 국제포럼'이 29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막했다.
아시아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경제계의 마더 테레사'로 불리는 아마티아 센 하버드대 교수와 헨리 로즈몬트 브라운대 교수, 제프리 취로드 런던 정경대학 교수 등이 참가하는 이번 포럼은 다음 달 1일까지 이어진다.
아마티아 센 교수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2008년 일어난 금융위기의 일부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세계 인구 피라미드 구조의 하단에 속해 있는 극빈층이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주변과 국가에 국한하지 말고 세계 인류의 고통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글로벌 정의를 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센 교수가 말하는 '정의'는 기존 개념과 달리 특정 국가나 제도에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처한 현실과 인간의 삶을 중심으로 합리적 동의에 중점을 두는 세계 보편적, 인류적 개념이다.
그는 "시장은 여러 제도의 일부일뿐"이라며 "세계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시장 프로세스가 책임지기 때문에 글로벌 정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심각하게 혼동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금융.경제 위기의 이면에는 경제와 정치뿐 아니라 환경적 불평등과 박탈, 불안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인류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며 "국경을 초월한 사고와 글로벌 정의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인간의 자유와 사회적 평등 사이의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헨리 로즈몬트 교수는 30일 주제발표에서 글로벌 윤리로서 유교의 역할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로즈몬트 교수는 "이 시대에 필요한 글로벌 윤리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보편성과 각 문화와 개인의 역사를 중시하는 특수성을 포함해야 한다면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갖춘 유교의 역할 윤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제프리 취로드 교수는 "지금은 과거를 지배하던 금융질서가 사라지고 새로운 질서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공백기"라고 규정하고 "G-20 정상회의는 기존의 G-7 국가와 중국 등 새로운 참여국이 경제규제를 비롯한 새 경제질서에 합의할 수 있는지가 핵심 문제"라고 지적한다.
취로드 교수는 또 경제질서 공백기를 틈 타 다자주의보다는 국가나 지역의 이해를 따르는 일방주의 경향이 생기고 있다고 경고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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