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신한 사태와 관련해 경영권 공백이 우려되는 만큼 자진 사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 회장은 11일 오전 서울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요즘과 같은 혼란기에 3명의 경영진이 동반 퇴진할 경우 조직 안정과 발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누군가는 남아서 수습을 해야 하는 만큼 내년 3월 주총까지 경영권 공백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 3월까지 경영권 보장 희망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 차명계좌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은 상태로 '직무정지' 수준의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문책경고'로 징계 수위가 낮아질 경우에는 내년 3월 주총까지 현직을 유지할 수 있게 돼 후계구도를 마련하는 데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라 회장은 후계구도와 관련해 "이사회에서 조직 안정과 발전을 위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으로 본다"며 "아직 정식적으로 그런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서는 "과거 밑에 (자금관리를) 시킨 것이 습관적으로 스스로 모르는 사이에 계속 이어져 온 것 같다"며 "관련된 상세한 자료를 감독당국에 제출했으며, 금감원이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않겠냐"며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다.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이 제기한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 사용 의혹에 대해서는 "신 사장이 당국에 뭐라고 얘기했는 지 모르겠지만,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신 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50년 금융 인생에 대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 "찹작하다"며 "나름대로 올곧게 산다고 살아왔는데 마지막에 이런 일이 생겨 죄송하기 짝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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