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직접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회사 경영 실태를 꼬집기도 하고, 부적절한 운영진의 퇴진을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 주식관련 인터넷 카페를 방문하면 전문가 뺨칠 정도의 실력으로 회사의 경영현황을 분석해놓은 사례가 적지 않다. 과거 신문기사와 루머에 의존해 사고팔았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에는 집단소송을 통해 직접 권익을 찾을 만큼 목소리도 커졌다.
그런데 힘없는 투자자들이 힘을 한데 모아 권익을 되찾자는 의도로 시작된 '집단소송'이 오히려 손해를 키우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코스닥상장법인의 건전성을 강화한 이후 상장폐지 물망에 오른 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에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소액주주들이 모집, 회사를 상태로한 집단소송 추진 바람이 일었다.
최근 대표자의 횡령·배임 혐의에 따른 경영부진으로 증시퇴출 위기에 몰린 A기업 소액주주 1000여명도 한 인터넷 카페에서 힘을 모았다. 카페지기를 중심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절차를 밟기 위해 모인 금액이 8000여만원에 달했다. 그런데 이 돈을 들고 어느날 갑자기 카페지기가 잠적해 버렸다.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주식 걱정에도 든든한 우군이 있어 밥은 넘어간다고 말했던 한 투자자는, 믿었던 동료(?)에게 사기까지 당하자 모든 희망을 잃었다며 탄식했다.
소액주주 집단화 해제를 위한 회사 경영진의 계획에 휘말린 것 아니냐며 카페 탈퇴 및 소송을 포기하겠다는 투자자도 나왔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집단소송 자체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주의를 당부했다. 관련 절차를 밟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경험부족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올들어 10월 중순까지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이 벌써 80개를 넘어섰다.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늘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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