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이 기업 인수ㆍ합병(M&A)을 통한 사업확장 과정에서 1조3천억원대의 자금을 조달하려고 금융권과 정관계에 조직적인 로비를 한 의혹에 대한 수사도 이어갔다.
검찰은 이날 임 회장과 함께 M&A 업무에 관여한 그룹의 전현직 임원 7∼8명을 불러 은행 대출 과정에서의 로비 등 불법행위 유무와 부실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 경위를 추궁했다. 임 회장은 지난 23일 구속된 이후 변호인 입회 없이 매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C&중공업(옛 진도)이 1992~1994년 중국의 한 해운업체와 합작해 광저우와 다롄, 상하이 등 세 곳에 설립한 컨테이너 공장 소유의 계좌를 통해 임 회장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한 정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C&중공업은 중국 법인에서 나오는 수익을 회사 수익에 포함시키지 않고 장부에서 누락하거나 국내 금융권에서 빌린 자금을 현지 법인 계좌로 빼돌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C&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그룹이 벼랑 끝에 몰린 작년 고위 임원들 사이에는 그룹 차원에서 C&중공업의 해외법인에 거액의 자금을 숨겼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비자금 존재 여부와 규모를 확인하는 대로 중국법인에서 재무를 담당한 상무급 임원과 직원들을 본격적으로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해외 매각설을 퍼뜨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C&중공업 소액주주들이 임 회장 등을 고발한 사건도 살펴봤다. C&중공업은 작년 1월 해외 매각설이 돌면서 한달여만에 주가가 10배 가까이 폭등했다가 같은 해 4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됐다.
검찰은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이 C&그룹에 지원한 2천200억원대의 대출이 박해춘(62) 전 우리은행장과 동생 박택춘(60)씨가 은행장과 C&중공업 사장으로 있던 시절 집중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대출 과정에 불법이 없었는지에 대한 조사도 계속했다.
우리은행의 특혜대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박 전 행장 형제에 대한 직접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들의 소환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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