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C&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과 농협에서 C&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여신 현황 자료 일체를 제출받아 대출 과정에 로비나 외압이 없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확인중이다.
또 이날 C&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전남 목포의 C&중공업과 임병석(49) C&그룹 회장의 형이 대표이사로 있는 여수의 광양예선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은 2007~08년 뒤늦게 조선사업에 뛰어들어 목포 조선소를 짓던 C&중공업과 조선ㆍ해운산업으로의 사업재편을 위해 설립된 C&구조조정 등을 통해 C&그룹에 2천247억원의 여신을 제공했으며, 농협은 백화점 신축비용 500여억원을 포함해 총 1천586억원을 대출해 줬다.
검찰은 C&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C&중공업이 2007년 우리은행에서 1천300억원대의 사업자금을 대출받을 때 1천2억원대의 지급보증을 섰다 1천억여원의 손실을 본 메리츠화재에도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오늘 오후 검찰에서 C&그룹 관련 자료를 요청한다는 우리은행의 연락을 받고 담당 실무자를 연결시켜줬다"며 검찰이 양사의 자료 확보에 나섰음을 확인했다.
검찰은 우리은행과 메리츠화재 측에는 선수금환급보증(RGㆍ조선사가 선주에게 선박대금을 미리 받고 발행해주는 보증서) 자료를 요청했다.
검찰은 임병석(49) 회장과 C&그룹이 은행권(제1금융권)과 함께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제2금융권을 특혜금융 창구로 삼아 자금확보를 위한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는 "농협에 전체 C&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여신 현황 자료 제출을 요청해와 넘겨줬다"고 밝혀 검찰이 이미 다른 여신 관련 자료를 상당부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C&그룹에 대한 특혜금융 의혹을 규명해줄 방대한 분량의 자료가 확보함에 따라 박해춘(62) 전 우리은행장과 동생 박태춘(60)씨를 비롯한 금융권 관계자들에 소환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행장 형제는 행장과 C&중공업 사장으로 동시에 재직하던 15개월간 C&그룹에 대한 우리은행의 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혜대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검찰은 1천억원대의 사기대출과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구속된 임 회장과 인수ㆍ합병(M&A)에 관여한 그룹의 전ㆍ현직 임원 7~8명을 다시 불러 자금조달 과정에서 로비 등 불법행위 유무와 부실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 경위를 추궁했다.
또 C&중공업과 광양예선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들을 토대로 C&그룹이 이들 회사를 비자금 창구로 활용했는지 등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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