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들어 중국 수출업체들의 얼굴엔 시름이 가득합니다. 갈수록 열기를 뿜고 있는 위안화 강세 기조에 이익률이 급감하고 신규 주문을 받지 못하는 등 환율 영향이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모습은 특히 지난 15일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108회 캔톤페어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대다수 기업들은 비용 상승이나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등 요인으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하네요.
오늘은 바로 중국 대외무역의 창구라고도 불리는 ‘캔톤페어(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ㆍ廣交會)’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볼까 합니다.
캔톤페어는 상하이 화동교역회(華交會), 이우(義烏) 박람회와 함께 중국 3대 소비재 박람회 중 하나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무역 박람회입니다. 이곳에서 전세계 각지에서 바이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수출계약을 따내며 거래를 성사시키지요.
여기서 ‘캔톤’이란 뜻은 과거 서양 사람들이 중국 광둥 지방을 일컬어 왔던 말입니다. 영어로 캔토니즈(Cantonese)가 광둥어를 뜻하는 것이 대표적이 예입니다.
지난 1957년 봄에 처음 개최된 이래 매년 봄ㆍ가을 두 차례 열리고 있으며 매회 업종별로 총 3기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1기에는 주로 기계장비류 등과 같은 업종에서, 2기에는 화장품ㆍ완구류ㆍ식기류 등에서, 그리고 3기에는 의류ㆍ액세서리ㆍ의약품ㆍ스포츠용품 등 업종에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108회째를 맞은 올해 캔톤페어도 성황리에 치러지고 있습니다. 총 전시면적 113만㎡에, 참가업체 수만도 중국 국내외 2만3599개, 부스 수도 5만6289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일산 킨텍스가 5만㎡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시죠?
또한 캔톤페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5~19일 열린 1기 전시회에는 총 201개 국가와 지역에서 9만8000여명의 바이어들이 몰려와 211억5000만 달러(한화 약 24조원) 어치의 거래를 성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류젠쥔(劉建軍) 캔톤페어 대변인은 “지난 회 거래액인 343억 달러는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장담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번 박람회에서도 쿠쿠전자 등 업체들이 대거 참가해 홍콩ㆍ대만ㆍ인도ㆍ말레이시아와 더불어 부스 수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하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밖에 캔톤페어는 중국 경제구조는 물론 산업의 현 주소와 미래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는 무엇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이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는 곧 최근 위안화 절상, 인건비 급등,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비용 압박에 직면한 중국 수출업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는 평입니다.
이곳을 직접 방문한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 부장은 "이제 중국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품의 기능ㆍ디자인 면에서도 혁신을 이뤄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향후 중국이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세계의 공장'이 아닌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한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으로 제조와 수출이상으로 서비스와 내수가 중요함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번 캔톤페어는 위안화 강세시대를 맞아 중국 정부와 기업이 각각 내수시장 육성과 기술및 고부가전략에 주력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자리가 된 셈입니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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