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해외 채권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은 은행정기예금이 해외 채권형펀드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해외 채권형펀드는 약 1조5000억원이 유입됐고, 연초 이후 약 2조원이 유입됐다. 올해 들어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15조원,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10조원이 유출된데 비해 해외 채권형펀드에는 자금유입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최근 해외 채권형 펀드는 다양한 종류의 펀드가 나오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미국 국채부터 모기지채권, 회사채, 하이일드채권, 물가연동채권, 이머징마켓채권 등 다양한 채권을 편입해 각기 다른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아직 해소되지 않은 더블딥 우려로 채권에 대한 기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만기가 따로 없고 환매도 자유로워 시장이 나빠져도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다는데 장점이 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투자리스크를 기피하는 투자자들에게 주식이나 주식형펀드와 같은 자산은 너무 위험하고, 국내 채권형펀드는 낮은 수익률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며 "이런 안전자산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대안이 되는 것이 해외 채권형펀드"라고 말했다.
근래 들어 글로벌 유동성이 주식시장과 채권에 몰리면서 채권과 주식이 동반 강세를 보였지만, 더블딥 불안감이 완화되고 양적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급등하면서 채권보다는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해외 채권형펀드가 정기예금이나 국내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해외 채권형펀드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지속할 전망이다.
선진국 국채보다는 안전성과 수익성 면에서 고수익채권과 이머징마켓 채권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것이다. 예금의 대안상품으로써 이머징마켓의 고금리와 선진국 하이일드 등에 분산투자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해외 채권형펀드는 주식형펀드보다 변동성이 낮아 국내 채권형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해외 주식형펀드(7.81%)나 국내 주식형펀드(10.20%)보다 우수한 12.1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지속 중이다.
펀드별 성과로는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가 연초 이후 15.89%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푸르덴셜스트래티직인컴증권투자신탁'(14.40%), '하이이머징마켓본드증권투자신탁'(13.09%),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H'(12.04%) 등이 뒤를 이었다.
김 팀장은 "해외 채권형펀드는 투자지역과 투자채권등급에 따라 성과가 크게 차별화되는데, 미국채수익율이 최저 수준인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고수익 상품인 글로벌 고수익채권펀드와 이머징마켓 채권형 펀드가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해외 채권형펀드는 수익률이 작년에 비해 상당부분 하향조정돼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 이머징마켓 채권형펀드의 경우 '금리 인상'과 '환율'이 위험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한준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이사는 "완만한 정책금리 인상은 섹터투자를 통해 완충이 가능하지만 급격한 금리변동이 나타날 경우 채권수익률이 불가피하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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