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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중심국 한국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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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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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이후 도움을 받던 국가에서 도움을 주는 국가로 전환된 유일한 나라. 한국을 일컫는 또다른 수식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이만큼 빠른 속도로 급성장해온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1998년 외환위기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오히려 반면교사로 작용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위기를 극복한 한국에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명실공히 동북아시아의 중심국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급격히 저하된 출산율, 수출위주의 성장정책이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키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야 할 청년층 실업률은 7-8%대로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한 목소리로 외친다. 그렇다고 외연확대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이 두마리 토끼를 다 잡지 못하고서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도움받던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6%를 웃돌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 등 일부 신흥개도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금융위기를 겪었던 지난해 가까스로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난 지 한해 만에 잠재성장률 수준을 훌쩍 뛰어 넘은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우리 나라의 경제성장률을 5% 안팎으로 내다보고 있다. IMF 중장기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기준 경제규모는 2008년에는 9314억 달러, 지난해에는 금융위기 여파로 8325억 달러로 주저앉았었다.

올해는 9863억 달러로 주요20개국(G20) 회원국 중 14위지만 내년에는 1조563억 달러로 13위에 오른 뒤 오는 2015년까지 이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5년 뒤 일본과의 경제력 격차를 현재 5.4배에서 4.7배까지 좁힐 것으로 예상됐다.

재정건전성을 의미하는 GDP 대비 국가채무수준도 30%대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1위다. 선진국인 일본의 재정적자가 GDP 대비 20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같은 눈부신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내에서도 선진국 클럽들만에게 주어져 온 선진공여국 지위를 획득했다. 해방 이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최초의 국가가 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국민총소득(GNI) 대비 0.1%였던 우리나라의 국제개발원조(ODA) 규모를 오는 2015년까지 0.25%로 확대할 방침이다. 조건 없이 지원하는 비구속성 지원 비율도 75%로 높아진다.

◇ 동북아 통화동맹에 적극 나서야..내부단속도 중요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의 성장잠재력이 지금처럼 이어질 지 극히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에 고령화사회로 접어든지 오래다. 이에 비례해 복지 소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자원이 전무한 우리로서는 어차피 무역전쟁의 파고를 넘어서야 하는 운명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아시아 단일통화를 일컫는 이른바 'ACU(Asian Currency Unit)' 논의를 앞장서서 재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급부상하고 있다.

ACU는 일본경제산업연구소(RIETI)가 유럽연합(EU)의 유로화 전 단계인 ECU를 참고해 처음 고안한 개념으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국 등 13개 국의 통화가 조합 대상이다.

허 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금융팀장은 "동북아 지역에서는 무역거래의 75%가 달러 위주로 돼 있다"면서 "동북아 통화동맹 요구는 달러 의존적인 구조하에서 미국의 위기가 모든 나라를 흔드는 구조 때문"이라면서 아시아 통화동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내부 단속도 중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를 통해 '공정사회'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를 통해 대기업·중소기업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양극화의 고리를 끊는 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내부 갈등과 분열의 싹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화약고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동북아 중심국으로서 위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넓히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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