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주택 시장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이 멈추고 미분양 주택도 감소하고 있다.
1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주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값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지난 3월 12일 -0.01%의 변동률을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이다.
다른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조사에서도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이 지난주 0.01%를 기록해 지난 2월 12일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강남구(0.25%)와 강동구(0.4%)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양천구(0.06%), 평촌신도시(0.06%), 용인시(0.04%), 분당신도시(0.03%) 등 '버블세븐' 지역도 일제히 회복세를 보였다.
최근엔 '찬밥신세'였던 중대형 아파트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렉슬 아파트 전용면적 114.9㎡는 지난달 말 19억3000만원에 팔렸고, 타워팰리스2차 전용 156.5㎡는 23억1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중대형은 좀처럼 거래가 안 되더니 최근 들어 분위기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며 "하지만 중소형에 비해 여전히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8월 이후 석 달간 부천·천안·대구 등에서 미분양 주택 1300여 가구를 팔았다. 이중 부천 소사지구를 비롯한 경기도의 미분양 물량이 석 달간 280여 가구가 판매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부천 소사 푸르지오는 추석 이후 하루에 20~30가구씩 팔렸다"며 "인근 지역에 공급된 보금자리주택의 인기가 기대 이하에 그치면서 판매율이 늘었다"고 말했다.
SK건설이 분양한 수원 정자동에서 분양한 'SK 스카이뷰' 아파트도 추석 이후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해 월 400~500가구씩 소진되고 있다.
이처럼 지방에 이어 수도권 아파트까지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대표는 "수도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장기 미분양도 소진된다는 것은 주택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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