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지현 기자) “광화문에 폭탄이 떨어졌다면 어땠을 것 같습니까?”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 위원회에서 심대평 의원이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물었다. 이어 심 의원은 ”(서울과 거리가 먼) 연평도라 축소해서 해석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연평도에 폭격이 떨어진지 사흘이 지났다. 연평도 주민의 96%가 인천 등지로 대피한 상태다. 그러나 서울시의 표정은 무덤덤하다. 25일 증시는 전날대비 코스피 1.70 포인트ㆍ코스닥 2,96 포인트 상승한 채 마감했다. 사재기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고 해외 비행기표 예약율도 변화가 없다.
△일부 이십대 네티즌, 흥밋거리 정도로 여겨
◆설마..북한..재미없게 연평도만 공격하고 끝날거야..? 연안부두도 한 번 포격하지..? 북한.. 설마 이 정도야? 실망인데..?-
트위터 t*******
◆오늘도 스타벅스에서 연평도 사건을 아이폰으로 보는중 무서워ㅠㅠ어차피 군인아찌들이 해결해주겠지*^^* 난 상관없을 듯
미투데이 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말로만 듣던 폭탄.... 연평도 사람들 대박이겠다 정말 까오~~~~
트위터 s****
◆인천연평도에 폭탄50발 떨어졌다네요, 완전쑥대밭;; 드디어 전쟁나는건가요~ 남자분들 문자확인하세요, 예비군비상소집문자ㅋ
미투데이 h*******
◆전쟁하고 싶은신 분들 지금이 기회입니다. 연평도 앞바다로 집결하세요우~~~~
트위터 b*******
◆한호씨 생일 축하요~! 연평도 축포가 너무 거햇다. ㅋ 전쟁 안 날꺼에요!
트위터 p********
◆ㅠㅠㅠ근데 전쟁나면 북한 진짜...--콘서트 몇일안남앗는데...진짜 가만안둠 ..
트위터 k******
북한의 연평도 공격이 있은 후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 드러난 젊은 네티즌들의 무관심과 냉소가 논란이 되고 있다. 홍익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이 젊은 세대가 정치에 대해 관심이 적고 전쟁에 대해 현실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젊은 세대들이 정치ㆍ안보ㆍ통일 문제에 관심이 적다”며 “이들은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기 때문에 현실감이 떨어져 연평도 사건을 흥밋거리 정도로 파악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김태영 전 국방장관이 말했듯, 전쟁을 스타크래프트 정도로만 여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택수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대표는 이는 일부 네티즌들의 모습일 뿐 전반적인 이십대의 분위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 이번 연평도 사건에 대한 20대의 무응답 비율이 다른 세대에 비해 특별히 높지 않았다”며 “다만 삼십대가 ‘확전 되더라도 강력한 군사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던 반면 이십대는 ‘교전수칙에 따라 대응하되 확전은 막아야한다’고 대답한 비율이 많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이십대가 군복무 세대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부에 대한 신뢰? 미국에 대한 기대?
홍 연구원은 “시민들의 반응이 무관심하다기 보다는 침착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침착하게 잘 대응하고 있다”며 “이는 안보 불감증 때문이 아니라 남북관계를 잘 다루는 정부를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또 “현재 남북관계에서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국민의 의식수준이 성숙해졌기 때문에 그만큼 불안이나 위급함을 잘 절제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미국ㆍ일본 등과의 우호적인 관계 때문”이라며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이번 연평도 폭격에서 우리 군의 부실한 대응 능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하지만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의 투입과 28일 예정된 한미 합동 훈련 등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크고 현재의 돈독한 한미 관계에서 전쟁이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시민의 이런 반응이 천안함 사건 이후 ‘면역’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수차례 반복된 북한의 도발에 '내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북한의 잦은 도발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기고 있다”며 “1980년대를 살아본 세대는 북한의 이런 도발을 수없이 겪었고 연평도 폭격도 도 그런 도발의 일환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jl918@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