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합성섬유발 '물가 도미노'…옷값·기저귀값 오르나

  • 닛케이 보도...수개월 시차 두고 소비자 가격 반영

일본 도쿄에 있는 한 유니클로 매장사진AFP연합뉴스
일본 도쿄에 있는 한 유니클로 매장[사진=AFP·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에 나프타 가격이 들썩이면서 일본에서도 소비자 지갑이 흔들리고 있다. 원유 가격 상승이 합성섬유 원료를 밀어올리고, 그 압력이 의류에서 기저귀·마스크까지 생활용품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업계는 올가을 이후 본격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신호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 상승 여파로 나일론·폴리에스터·아크릴 등 3대 합성섬유의 원료 가격이 최근 연이어 상승했다. 일본 화학업체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은 이달 들어 아크릴 섬유 원료와 스타킹 등에 쓰이는 신축성 섬유 소재 가격을 올렸고, 도레이는 3대 합성섬유 전 품목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테이진은 폴리에스터 섬유를 20% 이상, 원단을 15~25% 인상하는 등 인상 폭도 상당하다.

불똥은 위생용품으로도 튀었다. 도레이와 테이진은 기저귀·마스크에 사용되는 부직포 가격도 함께 올렸다.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은 기저귀용 고흡수성 수지 원료를 4월부터 킬로그램당 40엔 이상 인상했다. 고흡수성 수지는 기저귀뿐 아니라 반려동물용 패드, 생리대 등에도 폭넓게 쓰인다.

문제는 이 비용 충격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시차'다. 의류는 원료 조달부터 방적·직조·염색·봉제를 거쳐 소매점에 진열되기까지 복잡한 공급망을 통과한다. 대형 의류 브랜드들은 대부분 해외 공장에 생산을 위탁하기 때문에 전체 공급망 파악조차 쉽지 않다.

우치카와 아키모토 일본화학섬유협회 회장 겸 테이진 사장은 "(비용 인상을) 흡수하지 못하는 부분은 고객에게 부담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면서 "소재 가격 인상에 수개월이 걸린 만큼, 소비자 가격에 영향이 나타나는 것도 수개월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 유니버스' 등을 전개하는 패션 대기업 TSI홀딩스는 최근 실적 설명회에서 "2026년 가을·겨울 상품부터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미 봉제·매입이 완료된 봄·여름 제품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앞으로 매입하는 가을·겨울 상품부터는 가격 인상 압력이 본격 반영된다는 것이다. TSI 측은 가격 인상 외에도 매입량 조절, 생산기지 이전 등 대응책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형 속옷 업체 관계자는 "일본뿐 아니라 중국에서 조달하는 나일론 가격도 이미 오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저귀 업계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일본 최대 기저귀 업체 유니참은 현재로선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면서도, "혼란이 장기화하면 2026년 하반기 이후 비용 증가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시인했다. 한 대형 드러그스토어는 "2~3개월치 재고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품목에서는 이미 출하 제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성인용 기저귀를 생산하는 한 업체도 "예상을 초과하는 주문에는 대응이 어렵다"며 일부 제품의 출하 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생활필수품의 경우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큰 탓에, 가격은 유지하되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 대형 위생용품 업체 관계자가 닛케이에 밝혔다.

이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글로벌 공급망을 타고 소비자 물가 전반으로 번지는 '연쇄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의류를 넘어 생활필수품 전반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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