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곰 포획에 번번이 실패하자 동물원 측은 이날부터는 꿀과 정어리 등 곰이 좋아하는 먹이를 예상 이동 경로에 두고 곰을 유인하는 작전을 펴기로 했다.
이처럼 ‘꼬마’가 포획팀을 따돌리면서 나흘간 청계산 일대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싸돌아다니는 것은 곰의 특성상 상당히 오랫동안 먹이를 먹지 않아도 활발한 활동을 할 수가 있는 힘을 비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동물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대공원측은 “지난 6일 우리를 벗어난 말레이곰에 대한 포획작전을 수색에서 유인으로 바꿀 것”이라면서 “3일간 곰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포획작전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어 9일부터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곰이 극도의 긴장상태에 있는데다 도망 속도도 워낙 빨라 수색조가 곰을 추적하기는커녕 곰과 대면하기도 어려운 상태가 지속되자 포획방법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대공원은 이날 오전 먹이를 넣은 드럼통 모양의 곰 포획틀 3개와 안전올무 5개 등을 주요 이동경로를 따라 설치했다.
포획틀 안에는 곰이 좋아하는 꿀과 정어리, 포도주를 넣고 곰이 먹이를 집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면 센서가 작동해 문이 자동으로 닫힌다.
한 동물전문가는 “현재 곰이 흥분해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주위를 경계하겠지만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먹이를 집으러 들어갈 것”이라며 “포획틀 설치 후 3~7일내 곰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곰이 포획될 때까지 청계산 입산은 계속 통제된다.
그동안 대공원 측은 ‘꼬마’를 잡기 위해 엽사 12명과 추적견 12마리, 수색조 약 200명을 투입했다.
이들은 ‘꼬마’가 나타난 청계사와 이수봉, 국사봉 등지를 중심으로 3일간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곰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말레이 곰은 더운 지방에서 태어났지만, 몇 년 동안 우리나라 겨울을 지내왔기 때문에 며칠 정도는 야생에서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말레이 곰이 성질이 온순한 편이어서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혹시라도 곰을 만났을 경우에는 눈을 마주치지 말고, 조용히 피해가라고 조언했다. 또 곰과 마주치면 등을 보이고 뛰지말고 천천히 뒷걸음으로 물러나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앞서 2009년 강원도 화천에서도 ‘꼬미’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먹이가 든 포획틀을 이용해 7일만에 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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